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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뉴스

[2014-5월 월담소식지]노동절/휴식시간

[공장 담벼락에누가 써 놓은 이야기]

 

-시화공단에서 일하는 최대용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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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여객선 침몰

 

점심시간, TV를 보면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출이라는 오보를 보았을 때까지만 해도 이 사건이 이리 큰 희생을 몰고 올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긴급한 전화를 받고 울며불며 뛰어나가는 동료를 보면서 무사히 구출될 것이라는 우리들의 작은 위로가 걱정, 슬픔 그리고 분노로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동료들이 자녀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시간은 점점 늘어만 갔다.

 

회사의 분위기는 쇳덩이가 어깨를 누른 듯 무거웠고, 동료들은 서로의 신경을 건드릴까 작은 농담조차 건내지 못했으며 휴식시간엔 삼삼오오 모여 이번 사건에 대해 초기 대응과 안전 불감증, 정부의 재난 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쏟아내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함께 하기도 했다. 누가 말하고, 제안하지 않아도 회사 동료들의 회식, 술자리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종교를 믿지 않아도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하며, 동료들의 자녀를 위해, 나아가 안산시 실종자들 위해 서로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함께 얘기하며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고 있다.

 

이는 침몰사건의 희생자들인 단원고 학생들의 거주지역의 대부분은 서민계층의 밀집지역인 선부동과 와동 그리고 고잔동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고. ,두집만 건너면 다 알수 있는 우리이웃들의 자식들이며, 평범한 노동자들의 자식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정규직, 저임금에도 가족을 위해, 자식을 위해 회사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묵묵히 일만하던 노동자들의 자식들이기에 더욱더 가슴이 아프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으며 부모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있고, 나 또한 그러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어느 TV 사회자의 이 말 한마디가 아직도 나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다.

떠난 이들을 위해 함께 울어주기, 남은 이들을 위해 함께 있어주기 그리고 잊지 말기....’

 

 

 

[담쟁이 편지] 51일은 쉬어도 임금이 나오는 날!

 

5월 황금연휴는 딴 세상 이야기

 

벽에 걸려 있는 달력 한 번 보실래요? 51일은 근로자의 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렇지만 휴일은 아닌지 빨간 날이 아니네요. 실제로 반월시화공단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날 출근합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날 쉰다고도 하고, 52일도 휴가를 내서 6일까지 황금연휴를 보낸다고도 합니다. 월급 많이 받고 좋은 회사 다니는 사람들 이야기죠. 어린이날에는 애들과도 놀아야 하고, 어버이날에 부모님께도 무언가 해드려야 하는 건 그리 다르지 않을 텐데 말이에요. 학교, 관공서, 은행 등도 다 쉬고 TV나 신문에서도 황금연휴라고 하면서 나들이 갈 곳을 소개하지만, 반월시화공단에서 일하는 우리들에게는 평소와 다름없이 일해야 하는, 아니 학교가 쉬어서 집에 아이들만 있는 게 더 마음에 쓰이는 공휴일입니다.

 

51일엔 쉬자, 못 쉬면 임금이라도 제대로 챙기자

 

노동절은 빨간 날이 아니지만, 법으로 정해진 모든 노동자들의 유급휴일입니다.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월급이 평소와 다름없이 나오는 날입니다. 그 동안 51일에 제대로 쉬지 못했다면 이번 노동절부터는 당당하게 쉬어봅시다. 사장이 일요일 특근을 무슨 의무처럼 요구할 수는 없는 것처럼, 51일은 우리가 쉬고 싶으면 당당히 쉴 수 있는 날입니다.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해야 한다면, 쉬어도 나오는 유급휴일급여 100%에 실제로 일했으니 하루치 급여(100%)를 더하고 5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에는 휴일근로수당 50%를 더해 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상용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기본급에 일요일이나 노동절과 같은 유급휴일수당이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대개는 150%를 추가로 받게 됩니다. 51일에 쉬겠다고 해서 하루치 급여를 깎겠다고 으름장을 놓거나 출근했을 때 휴일근로수당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은 모두 법위반입니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빨간 날도 유급휴일이 된다

51일이 처음부터 법정 유급휴일은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 노동자이 오랫동안 싸웠기 때문에 100여 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51일은 노동자의 날로서 기념일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법정 유급휴일이 될 수 있었습니다. 공휴일은 법적으로 공무원이 쉬는 날이지만, 사업주와 단체협상을 체결한 노동자들은 유급휴일로 쉬고 있는 것처럼, 반월시화공단에서 일하는 우리도 힘을 합쳐 사장에게 요구하면 빨간 날을 당당히 쉴 수 있는 유급휴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적어도 빨간 날은 쉬는 날이라는 게 상식이 되고 현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전에 법으로 보장된 유급휴일인 51일 노동절부터 챙겨서 맘 편히 쉬어봅시다.

 

 

 

[빨간펜 노무사]

 

휴식시간이요? 쉬어야 쉬는 거죠~

 

노동시간이란 노동자가 사용자의 지시, 감독 아래 계약상의 노동을 제공하는 시간으로, 휴식(휴게)시간은 노동 시간이 아닌 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근로기준법에서는 하루에 8시간을 일하는 노동자에게 반드시 일하는 도중 1시간의 휴식시간을 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휴식시간을 법으로 강제하는 이유는 인간의 몸이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틈틈이 쉬면서 건강을 지키고 체력을 유지하여 노동재해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보통 점심시간을 1시간 보장하는 경우에는 휴식시간 부여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점심시간이 12시부터 1시까지인 경우에 12시 이후까지 일을 하거나 작업을 마무리 하고 식사를 해야 하고, 1시 전까지 자리에 있다가 작업장으로 돌아와 일할 준비를 해야 한다면 실제 휴식시간은 1시간이 아니라 40분 또는 50분이니, 사업주는 의무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만약 사업주가 휴식시간을 40분만 주는 대신 20분씩 발생하는 연장근로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한다면 휴식시간 부여 의무 위반은 없어질까요? 노동자가 매일 20분씩 더 일한 것에 대한 당연한 임금 지급일 뿐, 사업주의 휴식시간 부여 의무 위반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사업주가 점심시간을 40분만 주었다면 근무시간 도중에 나머지 20분에 대한 휴식시간을 추가로 주어야 하며, 1시간 미만의 휴식시간은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점심시간이 1시간이 안 되지만 근무 중에 잠시 화장실에 가거나 담배를 피울 수 있다면 대충 1시간은 될 거 같은데, 이럴 때 휴식시간을 모두 준 것이냐고요? 아닙니다. 휴식시간은 말 그대로 노동자가 작업장에서 눈을 돌려 몸과 마음을 회복할 시간이기 때문에 짧은 화장실 이용 등은 휴식시간이 아닙니다. 화장실에 자주 가서 하루에 20분을 넘는다고 하여 사업주가 20분의 휴식시간을 보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휴식시간 부여 의무 위반입니다.

 

 

 

[월담의 한달]

 

월담문화제가 3월에 이어 411() 안산역에서 열렸습니다. 신나는 밴드 공연을 시작으로 무료 노동 상담과 자녀심리 상담, 성격 테스트 등도 진행했습니다. 지나는 길에 월담 문화제를 만나거든 지나치지 말고 일하다가 궁금했던 걸 상담받거나, 마이크를 잡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해주시면 좋습니다.^^

 

겨울에 반월시화공단, 구로디지털단지(서울), 성서공단(대구), 녹산공단(부산)에서 진행한 노동실태 및 2014임금요구안조사분석이 끝났습니다. 조사에 참여해 주신 분들에게는 문자나 메일로 조사결과를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이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이곳에서 일하는 여러분과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반월시화공단 연구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우리들의 삶과 문화, 공공기관·지자체의 공단정책, 노동 조건 등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공단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하려 합니다. 물론 몇 명이 모여서 연구만 한다고 바뀌는 건 아니죠. 중요한건 노동자들이 함께 움직이는 것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