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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뉴스

격주로 살펴보는 공단뉴스 (2024.07.02. - 2024.07.15.)

월담과 함께 격주로 살펴보는 공단뉴스 (2024.07.02. - 2024.07.15.)

 

  2025년 최저임금은 130!

▲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 측은 ''최저임금의 구분적용 시행''을 요구하고 있고 근로자위원 측은 ''최저임금의 적용대상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출처 : 한겨레]

내년도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긴 13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올해보다 1.7% 올랐으며, 월급 기준으로는 2096270(209시간 근무기준)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새벽 2, 노동계 최종안인 시간당 1120원과 경영계 최종안인 시간당 130원을 투표에 부쳤고, 경영계 안이 14, 노동계 안이 9표를 얻어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종 13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서게 된 셈입니다.

그런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7%에 불과해 지난 2021년의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습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2.6%)에도 못 미쳐 삭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9.0%를 기록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20225.0%, 20232.5%로 급락해 왔습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서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이 배제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사용자 측은 가사돌봄 노동이나 음식점업 등에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목적은 노동자 차별이 아니라,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것이죠. 그러니 차등 적용이 배제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한편, 프리랜서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아직까지도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한계도 있습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이들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이 확대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나중으로 미뤄졌습니다. 어떤 형태의 노동자이든, 차별 없이 헌법적 권리를 누리는 날이 하루빨리 와야 할 것입니다.

 

<관련기사>

· 내년 최저임금도 업종별 차등없다(2024-07-04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47444.html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인정되어 9년 만에 공장으로!

▲ 11일 대법원 앞에서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대법원 선고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해고노동자와 참가자들이 기쁨을 표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앞 줄에 하얀 티를 입은 이들이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 [출처 : 프레시안]

지난 11,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에서 노동조합을 만든 지 한 달여 만에 문자로 해고되었던 노동자들이 9년간 진행된 불법파견 소송에서 드디어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사히글라스는 휴대전화와 TV 액정용 유리 기판을 생산하는 일본 다국적기업입니다. 이 소송의 원고들인 노동자들은 아사히글라스의 하청업체인 GTS 소속 노동자들이었습니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 178명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불법파견에 항의했는데요. 그랬더니 노동조합 결성 한 달 만인 20156, 문자 한 통으로 해고당했습니다. 해고사유는 아사히글라스와 GTS와의 도급계약이 해지되었다는 것. 이후 해고된 노동자 23명이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자신들이 아사히글라스(원청) 노동자임을 인정해 달라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9년이 지난 2024. 7. 11. 드디어 이 분들의 근로자지위가 인정된 것이죠.

 

왜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요? 불법파견을 확인하는 법적다툼은 형사민사행정소송 등 복잡하게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해고 직후인 20157, 해고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에 회사를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파견법)’ 위반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노동부는 2년간 수사를 미루다 대통령이 바뀐 20179월에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에 대하여 같은 해 12월에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고 하네요. 그해 4월부터 서울광화문 광고탑에서 27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던 아사히글라스지회는 무혐의처분에 항의하며 검찰청사 로비를 점거했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음 해인 20185, 대구고등검찰청은 위 무혐의처분이 되었던 사건에 대해 재기수사를 명령했고, 20191월 대검찰청이 수사심의위원회까지 연 이후에야 기소결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고소한 지 4년 뒤에야 기소된 거죠. 다시 또 2년이 흘러 20218월 형사재판 1심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돼 아사히글라스 대표이사 등에게 유죄가 선고됐지만, 202322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고, 상고심에서는 다시 유죄취지로 파기환송되었습니다.

그나마 민사소송은 좀 더 빨리 진행되었다는데요. 20177월 근로자지위를 확인해 달라는 소장을 제출한 이후 201981, 202272심 모두 불법파견이 인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대법원에서도 마찬가지로 판단을 한 것이고요.

 

9년이라니. 정말 긴 시간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니까요. 노동자들은 해고에 맞서 9년간 싸워왔고,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그 긴 시간을 버텨왔습니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입은 손해는 법률대응을 위한 비용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불법파견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회사가 실질적으로 손해를 입을 일이 없다 보니, 불법파견을 금지하는 법령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최근 화재 발생으로 2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아리셀 참사도 불법파견을 방치해 발생했는데요. 불법파견을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하루속히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관련기사>

·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9년 소송전...회사 타격 적으니 남발”(2024-07-11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48717.html

· 대법원,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인정해고 노동자들 9년 만에 공장으로(2024-07-11 프레시안)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71114283562472

 

 5인 미만 쪼개기 안돼!

▲서울행정법원 [출처: 연합뉴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이 제외되어서 많은 사업장이 5인 미만으로 사업장을 쪼갠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많은데요. 최근 법원에서 이러한 ‘5인 미만 쪼개기는 무효이고, 하나의 사업장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노동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지난 2일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A씨는 광고기획 및 광고물 제작사인 B사와 2022. 11. 28.에 근로계약을 맺었고, 대표이사로부터 고성과 폭언을 듣다가 근무 23일 만인 1221일에 전화로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하네요. 그런데 대표이사는 B사가 아닌 C사의 대표였다고 합니다. B사와 C사는 영업대행 수수료를 지급하며 기획 및 홍보 용역을 받는 관계였고,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며 공동으로 업무회의를 하고 주간업무일지를 함께 작성하는 등 하나의 업체로서 운영이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 A씨가 부당해고라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을 때, 위원회는 ‘B사는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이므로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구제신청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같은 이유로 기각판정을 받았습니다. 결국 행정소송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행정소송 법원에서 이번에 A씨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법원은 실질적 경영을 따져봐야 한다며 두 회사는 별개의 독립된 법인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했고, 근로자들이 함께 근무했으며, 대표이사가 하나의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두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했으므로 실질적으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고 있어 근로기준법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해고에 대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또한 서면이 아닌 전화로 해고했으므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5인 미만 쪼개기 사업장에 경종이 울리길 바라봅니다.

 

<관련기사>

· 법원 별개의 5인 미만 사업장들이라도 경영자 같으면 하나의 사업장”(2024-07-07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707091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