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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뉴스

[2014-11월 월담소식지] 직장 내 괴롭힘/근로계약서







직장 내 괴롭힘,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다!


직장 상사의 횡포, 참아서 될 일이 아니다.
지난 봄, 시화공단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가 월담에 사연을 보내왔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특근을 못하겠다고 조장에게 말했더니 자기에게 볼펜을 집어던지며 욕지거리를 하더라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을 선전물에 실어서 반월공단 노동자들에게 나눠주는데, 한 노동자가 자기는 더 한 일도 당했다며 볼펜은 약과라고 한다. 씁쓸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직장 내 괴롭힘,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다.
일처리 확실하고 사람 좋은 상사를 만나는 게 축복이라고 한다. 그만큼 노동자들에겐 회사에 들어가 어떤 상사를 만나는지가 정말 중요한 문제다. 후임 직원을 하인처럼 부리는 상사,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조장을 만나면 회사 생활이 정말 고달파진다. 그런데 그게 단지 줄을 잘못 선 탓이거나, 재수 없는 상황에 처한 개인의 문제일까? 좋은 상사 만나는 게 축복이라는 건 그만큼 만나기 힘들다는 것 아닌가? 업무 상 필요에 따른 작업 지시 감독권한 등을 쥐고 있는 직장 상사는 더 많은 권력을 쥐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받아들이기 힘든 업무를 지시하거나 인격적 모독을 가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
상사에 의한 인격적 모독, 부당한 업무지시, 폭력 등을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라고 넘기기에는 최근 그 도가 지나치다. 많은 노동자들이 이런 인격적 모욕과 괴롭힘으로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TV 뉴스에서 상사의 폭언이 녹화된 영상이 보도될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자, 2013년 9월 한정애 의원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와 예방 교육, 가해자 징계와 피해자 보호를 골자로 하는 법률 개정안이다. 외국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이 이미 제정 시행되고 있다. 개정안에선‘따돌림’‘부당한 비판’‘욕하기’‘차별적 대우’‘기한을 맞출 수 없는 업무 주기’등도 직장 내 괴롭힘에 포함된다고 밝히고 있다.


혼자선 답 없는 이야기, 함께 하면 든든!
법률안 개정이 너무 멀고 큰 이야기라면, 당장 옆에 있는 동료에게 손을 내밀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생산라인 반장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 같은 라인의 노동자들이 모의해 조회시간에 문제제기를 한꺼번에 한다든가, ‘고운말 쓰기’ 모임을 사내에 띄워 감시활동을 해본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작은 힘이라도 모으고 모아 가능한 실천부터 찾아본다면 직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길은 훨씬 많지 않을까? 구체적인 방법은 직장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다만 혼자 고민할 때와 여럿이 고민할 때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가짓수에는 큰 차이가 있다.



빨간펜 노무사 : 노동자를 불안하게 하는 불확실한 계약은 안돼요.

Q : 근로계약서를 안쓰고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수습기간 동안은 계약서를 안 쓴다고 해서 그냥 일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때 되면 알아서 해 줄 테니 기다리라고 하는데, 왠지 불안해요. 같이 일하다가 해고된 동료도 있어서 가능하면 계약서를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 사용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서 노동자에게 줄 의무가 있고, 노동자는 근로계약서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문서 없이 말로 노동조건을 약속하는 것도 계약으로 인정이 되지만, 말로 계약을 대신하다보면 회사 입장에서는 우선 일 시키는데 필요한 몇 가지만 알려주고 노동조건은 대강 설명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동조건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는다면 노동자는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지요.
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임금이 약속한 만큼 지급되지 않거나, 수당이 빠지거나, 상여금을 준다고 했는데 지급되지 않는 경우, 또 심지어 월급날이 언제인지 명확히 알 수 없어서 임금이 체불된 건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경우도 간혹 생깁니다.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말로 한 약속은 그 사실을 밝히기가 무척 힘듭니다. 그래서 서로의 약속을 분명하게 증명하기 위한 계약서가 필요한 것이고, 또 노동자에게는 일할 조건에 대해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근로계약의 내용은 꼭 문서로 작성해야 하고, 그 안에 임금, 노동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중요한 사항을 꼭 담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2년 1월부터는 회사에서 노동자를 고용할 때 꼭 문서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서 노동자에게 한 부를 주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위반할 경우 사용자에게 500만 원 이하의 벌금도 부과됩니다. 그러니 근로계약서가 없다면, 혹은 회사에서 계약서 작성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 같이 일하는 분들과 함께 상의하여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세요.
그리고 주의해야 할 것! 말로 한 약속이 계약서를 쓰는 과정에서 바뀌는 경우가 생깁니다. 처음에는 상여금 400%라고 했는데, 계약서 쓰자고 하면 200%만 하자고 하거나, 계약직으로 들어온 게 아닌데 갑자기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자고 하는 경우가 그런 경우이지요. 그럴 때를 대비해 미리 입사할 때 약속한 내용과 현재의 노동조건을 우리가 직접 문서로 작성해서 그것을 근로계약서로 하자고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www.moel.go.kr)에 가시면‘표준근로계약서’라는 양식이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공장 담벼락에 누가 써 놓은 이야기


우리 공장은 조회를 자재창고에서 하거든요. 체조 하는데 늦게 오면 관리자들이 뭐라고 하니까 휴게실에서는 물 한 모금 마시고 , 담배 한 대 태우고 아예 창고에 모여서 쉬어요. 휴게실 놔두고 실제로는 창고 여기저기에 앉아서 쉬는거죠. 근데 우리가 파손 위험이 있는 자재나 이런데 앉아서 쉬는 게 아니거든요. 먼지 묻은 파레트나 무거운 금속재 포장 같은데 앉아있어요.
근데 얼마전부터는 거기 앉지도 말라는 거예요. 종일, 또 밤새 서서 일하는데 거기 잠깐 앉지도 못하게 하니까 열불나요. 우리가 앉는다고 파레트가 뽀개지지는 것도 아니고 단단한 쇳덩이가 짜부라드는 것도 아닌데. 하지정맥류나 다리가 아픈 언니들이 많거든요. 저도 요새 자꾸 왼쪽 다리에 핏줄이 불거져서 속상한데. "어차피 체조할걸 뭐를 고거 잠깐 앉겠다는거냐"이런 소리 들으면 진짜...
- 반월공단에서 일하는 김은성(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