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편지]
안전한 노동과 나의 건강, 꼼꼼히 따지고 확인해야 지킬 수 있다.
나의 노동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내 몸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계속되는 야근에 주말근무에 몸은 점점 지치고, 한두 군데 아픈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 버린다.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일이 많아서만도 아니다. 일을 할 때 사용되는 물품이나 약품, 소음이나 먼지 등 작업장의 환경, 부실한 안전장치도 우리 몸을 해칠 수 있다.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어떤 회사이든 들어가면 그 환경 속에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물품을 사용해서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노동자의 생활이다. 그 속에서 나의 건강과 나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힘은 나의 노동에 대해 ‘아는 것’이다. 알아야 피할 수 있고, 재해로 인한 사고나 질병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다루는 화학물질이나 제품에 대해 찾아보자.
그런데 사업장에서는 실로 다양한 물질들이 사용된다. 무엇이 위험하고 안전한지를 노동자가 척 보아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법에서는 사업주들에게 회사에서 다루는 화학물질이나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품에 대해 문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화학제품의 구성성분 명칭과 함유량, 위험성, 응급조치 요령, 폭발이나 화제 ․ 누출시 대처방법, 취급과 저장방법, 개인 보호구, 독성에 관한 정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폐기시 주의사항 등 해당 제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문서로 작성해 두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서를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라고 하고, 노동자가 언제든지 찾아 볼 수 있는 장소에 두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 한번 눈여겨보자. 내가 일하는 회사에 MSDS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 내가 다루는 물품의 성분은 무엇인지.
의심스러운 것은 물어보고 따져보자.
그런데 노동자는 이런 물질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문서를 보아도 위험성의 정도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사업주는 교육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의무를 가진다. 노동자가 자신이 다루는 물질에 대해 의문이 생겨 설명을 요구하면 사업주는 노동자의 질문에 대해 설명하고 답변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해당 제품을 다룰 때 필요한 안전장비를 갖추도록 하는 것도 당연히 사업주가 해야 할 일이다. 비용이 든다고, 일을 빨리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노동자들이 위험한 물질을 맨손으로 마스크도 없이 다루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일하는 회사에서 교육을 안한다면 교육을 요구하고, 궁금한 것은 물어보고, 필요한 장비는 요구하자.
위험을 느꼈을 때는 작업을 중단하고, 문제를 해결하자.
사전에 잘 알아 둔다고 하더라도 위험이 완전히 방지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에서의 위험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일을 하다가 위험하다고 느꼈을 때는 즉시 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알 수 없는 냄새를 맡았을 때, 현지증이 날 때,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들릴 때, 안전조치가 의심스러울 때는 일단 작업을 중단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의심스러운 문제들이 해소되었을 때, 그래서 노동자가 안전하다고 느꼈을 때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
혼자서 하기 힘들면 힘을 모으고 도움을 요청하자.
위 모든 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노동자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들다.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끼리 의논하고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작업장 환경을 분석하고, 유해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대응을 하며, 관련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들이 우리 주변에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권리찾기 모임 ‘월담’에 문의해도 좋다. 함께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권리를 찾기 위해 모인 노동자들이 ‘월담’에 있다.
늘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물어보고, 행동하자.
일을 할 때의 안전은 늘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일에 익숙해질수록 위험한 환경에도 익숙해 질 위험이 크다. 또 건강하다는 것은 신체가 튼튼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도 외면할 수 없다. 관리자의 지나친 감독과 과중한 일로 인한 스트레스, 부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항의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쌓이는 속상함. 이런 모든 일들이 노동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 위험은 언제 사고나 질병이 되어 나에게 닥칠지도 모른다. 안전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물어보고, 나의 회사를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바꾸기 위해 행동하자.
[빨간펜 노무사]
일하다 다쳤다고요? 산재보험을 요구하세요.
내 사업장에 1인 이상이 근무하고 있는데, 내가 일하다가 팔이 베이거나 끼이거나 꺽이는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일하는 작업장이 미끄러워 미끄러지거나, 물건이 나에게 떨어져서 다쳤다면... 이는 업무상 사고로서 산재에 해당합니다. 또는 매일 연속되는 연장근로, 야간근로에 지치고 힘든 상태로 잠을 자다가 뇌출혈이 일어나거나 심장마비가 왔다면, 실적에 대한 압박감으로 스트레스를 겪다가 우울증이 발생했다면 이는 업무상 질병으로서 산재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사고가 내 실수로 일어난거 라고요? 계속된 과로로 피로가 쌓인 상태로 일하다가 팔이 기계에 끼었다면 이것은 내 실수인가요? 상사와의 마찰, 실적에 대한 부담감, 고객과의 잦은 마찰로 우울증이 왔다면 이것은 내 성격이 소심해서 그런 건가요? 아닙니다. 이는 모두 일을 하기 때문에 발생된 사고이고 질병이기 때문에, 산재보험은 사고나 질병발생에 개인의 잘못이 있는지 여부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하면 이를 산재로 인정하고, 치료비, 입원비, 치료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의 일부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근로복지공단은 일하다 다친 것이 아니라 업무시간 외에 놀다가 다친 것인지? 과로 때문이 아니라 고혈압, 비만 등 개인적 질병 때문에 뇌졸중이 온 것인지? 집안 사정 또는 개인적 사정, 성격에 의해 우울증이 온 것은 아닌지를 알아내어 산재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산재를 신청하기 전에, 산재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다치면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기고, 동료에게 사실확인서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사고가 나면 상사나 책임자에게 알리고, 병원을 방문하면 반드시 일하다 다쳤음을 강조하여 기록에 남도록 하며, 다쳐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는 가능한 엠블란스를 통해서 이동합니다. 평소 과로가 많다면 근로시간을 꼼꼼하게 작성하고, 업무내용을 기록하며, 상사와의 마찰이나 고객과의 마찰에 대하여는 반드시 간단한 일기나 메모, 페이스북, 카톡 등에 힘들고 스트레스 받음을 표출하여 이후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에이, 조심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시나요? 안전장치 무풍지대, 안전교육 제로, 안전표시 미부착, 상습적인 과로(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폭압적인 근무환경(스트레스) 속에서 근무하는 우리는 이미 산재위험에 100% 노출되어 있습니다. 산재 미리 예방하기 위해 항상 조심해야 하지만, 어쩔수 없이 발생하는 산재를 대비하기 위해 내 작업환경과 내 작업조건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기록하세요.
'공단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9월 월담소식지] 노동조건 결정/노사협의회 (0) | 2016.05.30 |
---|---|
[2014-8월 월담소식지]유급여름휴가/쉴 권리 (0) | 2016.05.30 |
[2014-6월 월담소식지] 작업중지권/최저임금협상 (0) | 2016.05.30 |
[2014-5월 월담소식지]노동절/휴식시간 (0) | 2016.05.30 |
[2014-4월 월담소식지] 휴일엔 쉬고싶다/무료노동nono (0) | 2016.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