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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뉴스

격주 공단뉴스(2025.8.9.-2025.8.26.)

○ 노동 있는 산업단지

[사진출처 :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이 ‘노동 있는 산업단지’를 요구하는 국회토론회를 열었습니다. 

8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단지 노동자 권리보장’ 토론회에서 민주노총은 산업단지의 정책 수립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하고, 산업단지의 조성과 관리계획에도 노동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고 합니다.

올해 1월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 53곳을 포함해서 총 1천 331곳입니다. 입주업체는 12만 9천 119곳이고, 여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239만 853명입니다. 업체 1곳에서 일하는 고용인원은 평균 18.5명이라고 합니다. 30인 미만의 작은사업장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산업단지 외에도 지식산업센터도 있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이 IT산업의 발달과 함께 명칭을 바꿔서 제조•연구개발•정보통신업 등이 입주하는 단지입니다. 2022년 10월 기준으로 1천 464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산업단지의 노사관계는 사용자중심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지난해 8월에 실시한 민주노총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산업단지 기업의 노사협의회나 근로자대표제도 시행의 비율은 각각 38.5%와 45.1%로 산업단지가 아닌 곳의 비율인 23.7%, 27.2%와 비교하면 높습니다. 그렇지만 근로자대표를 선출할 때 회사가 지목한다는 응답이 35.3%로 나타난 것을 보면 노사관계가 불균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작은사업장이 대다수인 산업단지의 특성에 맞는 이해 대변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민주노총의 최정우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은 “239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지만 산단 계획에 산단에서 일하는 노동자 당사자의 참여는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집적 활성화 기본계획뿐만 아니라 산단의 정책심의와 운영, 그리고 노동자 복지를 위한 편의시설 확충에서조차 노동자 요구를 말할 법과 제도는 전무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산업단지의 노동환경개선은 입주업체가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중소영세업체가 대부분이라는 현실에서 법정 휴게실 마련이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위해서는 산업단지 전체차원에서의 관리지침이나 공동안전보건관리자 제도 등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의 일회성 지원사업 등이 아니라 산업단지 정책에서 고용과 노동환경 개선과제를 반영하고 산업단지 관리지침에 노동자 처우개선 방안을 포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치해서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산업단지 차원에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취약한 안전시스템이라는 산업단지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나서서 산업단지차원의 개선을 위한 제도를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관련기사> 
· 민주노총“산단 조성·관리계획에 노동자 참여해야”(2025-08-20 매일노동뉴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9781


○ 노란봉투법 국회통과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지난 8월 24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로 본회의 의결 저지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제 종료되면서 국민의힘 의원 모두가 퇴장한 상태에서 재석 186명 중 찬성 183명, 반대 3명으로 가결됐습니다. 2004년 첫 법 개정 시도가 있은 지 21년 만의 일입니다. 

노조법 개정의 시작은 22년 전인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1월 두산중공업(당시 한국중공업) 노조위원장이던 배달호씨는 공장 한켠에서 몸에 불을 붙여 자결했습니다. 정리해고에 맞서서 파업을 벌였다가 회사가 제기한 약 65억원의 손해배상(손배) 청구와 임금 가압류 탓이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손배 가압류가 노동조합을 옥죄는 신종 무기로 기능하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회사의 손배 청구를 제한하는 노조법 개정안이 발의된 건 그로부터 1년 뒤의 일이었습니다. 

노조법 개정안에 ‘노란봉투법’이란 표현이 붙은 건 다시 5년 뒤인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발해 파업한 쌍용차 노동조합에 법원이 47억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고, 이후 자살하거나 병사한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은 2019년까지 30여명에 달했습니다. 이에 시민단체 등은 성금 캠페인을 진행했고, 이때 성금을 담은 봉투가 노란봉투였습니다. 이처럼 손배 가압류 제한(노조법 3조)에서 시작된 노조법 개정은 이후 기업의 다단계 하청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원청과의 교섭 허용과 같은 하청 노조의 권리 확대(노조법 2조)로 무게중심을 옮겨 갔습니다.

법 개정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19·20대 국회(2012년 6월~2020년 5월)에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 21·22대 국회에서는 본회의에 상정되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모두 법 개정이 무산됐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국회통과에 대해 민주노총이 “원청 얼굴 한번 보자고 절규했던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닿은 역사적 결실”, 한국노총은 “끈질긴 투쟁과 희생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환영한 이유입니다.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 소식에 사용자측은 경제 6단체의 입장 발표문을 통해서 유감을 표명하면서 ‘기업이 무너진다’며 경제가 곧 망할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은 ‘시장질서를 파괴하는 경제내란법’이라 규탄하며 헌법소원까지 검토하겠다며 나서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의 가장 큰 두 축인 ‘하청노동자의 원청 교섭권’보장과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제한’이 과연 한국경제를 파탄 내는 것일까요?

그동안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기업이 파업노동자가 평생 벌 수 없는 막대한 액수로 손해를 청구한 뒤 노조가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편리한 방법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또한 하청노동자는 실질적인 권한이 있는 원청에 대한 교섭권이 없었기에 불안정한 고용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해야 했고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일터에서 목숨을 위협받아 왔습니다. 

현대차 등 현대차 등 기업들은 노란봉투법이 통과되기 직전 손배 소송을 선제적으로 취하했습니다. 최근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 손배 소송을 취하하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노조와 합의했고요. 이런 대화를 제도화하려는 게 노란봉투법 입법 취지이며 갈등을 제도의 틀로 들이자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필요한 건 노란봉투법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 도록 정부와 노사 모두가 노력하는 일일 것입니다.

<관련기사> 
· 노란봉투법, 국회 본회의 통과...상법개정안도 상정(2025-08-24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14810.html
· 노란봉투법의 내용은(2025-08-26 매일노동뉴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9858

 

○ 기후위기는 생명을 불평등하게 위협한다

[사진출처 : 경향신문]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올 여름 폭염은 가히 재난수준입니다. 기후위기는 모든 인류가 겪는 보편적 재난처럼 보이지만, 그 결과는 평등하지 않습니다. 올 여름, 극한의 더위는 모두를 힘들게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더 힘듭니다.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취약시설 거주자 등 기후위기 취약계층은 폭염으로 냉방비 증가 등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을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기후위기의 피해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취약계측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불평등은 일터에서 특히 도드라지게 나타납니다. 무더위 속,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일상을 위해 누군가는 더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끼니를 책임져야 하는 급식노동자, 폭염 속 음식을 나르는 배달 노동자, 새벽배송과 로켓배송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물류센터노동자와 택배노동자, 일터와 삶터를 청소하는 청소노동자, 건설노동자, 농/어업노동자 등이 그들입니다. 가장 더운 시간, 가장 더운 공간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보고서에서 폭염을 “노동자 건강에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위협”으로 지목했습니다. 매년 2억 명 이상이 열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을 잃고 있는데, 그 피해는 농업·건설·운송 부문의 저소득·비공식·이주노동자들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폭염은 점점 더 ‘가장 약한 노동자’에게 구조적으로 떠넘겨지고 있습니다. 

폭염이 일시적 재난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가 된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대응은 느리고 제한적입니다. 기상청은 매일 경보를 발령하고, 법령이 개정되어 폭염시에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주·하청·단기계약 노동자는 여전히 가장 뜨거운 시간, 가장 위험한 장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응 매뉴얼은 있어도 모두에게 공평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기후위기에서 위험은 구조적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기후위기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절박함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재명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 에너지를 전환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 했지만, 새정부 5년 정책의 청사진이 될 국정과제에서 대선 공약이었던 ‘기후에너지부’신설이 빠졌습니다. 에너지 관련 공약은 대부분 경제, 산업분야에 포함되었고 당장의 기후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부서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기후환경단체는“기후생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이 경제와 산업의 관점에서 수립돼 우려스럽다”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목적 그 자체가 되고, 산업 진흥을 명분으로 생태적 수용성을 간과할까 우려스럽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국정의 축이 여전히 경제·산업 성장에 놓여 다른 과제들이 부차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불평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공공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또한 석탄발전소 폐쇄와 같은 산업전환에서 일자리를 잃게 되는 노동자들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과 같은 대책마련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길고 잔인했던 여름도 조만간 지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다가올 겨울이 가져올 한파와 폭설은 또 다른 불평등을 낳을 것입니다. 기후위기의 시대, 함께 살아갈 방안이 절실합니다.

<관련기사> 
· 미뤄진 ‘기후에너지부 신설’...갈피 못 잡는 탄소중립 정책(2025-08-14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14060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