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 공장에서 빵을 만들던 노동자가 또 죽었습니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주 6일 연속 야간조 밤샘근무를 한 노동자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노동자가 사망한 원인이 과로사로 의심되기 때문입니다. SPC삼립 시화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노동자가 야간 근무 도중 기계에 끼어 죽은 사업장입니다. 2022년 이후 SPC에서 일하다 끼어죽고 또 부딪혀 죽은 노동자가 4년 간 3명인데,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건이 또 발생한 것입니다.
잇따른 중대재해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SPC 삼립 시흥공장을 찾았고 SPC는 지난 7월, 8시간 초과 야근을 전면 폐지하고 2교대 비중을 20%가량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노동자들은 오히려 노동강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계에 안전센서나 안전이 기본이라는 현수막 같은 건 현장 곳곳에 많이 설치됐어요. 야간 근무시간도 12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었고 배합기마다 2인 1조가 배치됐죠. 하지만 실제 노동 강도는 더 높아졌어요. 밤에 일하는 시간이 줄었는데 처리해야 할 작업량은 달라지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주간에 일하는 사람이 야간 작업량 일부를 당겨와서 추가로 해야합니다. 예전에는 화장실에 가거나 점심 먹을 때 혼자 있으니까 기계를 껐는데, 이제는 2인 1조라서 번갈아가면서 다녀와요. 오히려 기계를 멈추는 일은 더 없죠. 회사에서는 사람을 더 뽑겠다는데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요. 사고 이후에 달라진 게 없어요. 기계 속도는 더 빨라졌고 일은 더 많아졌어요. 정말 더 힘들어졌습니다.”
현장노동자의 증언입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다른 노동조건도 대폭 후퇴되었다고 합니다. 월 평균 임금이 30만원에서 50만원이 줄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이를 보전하기 위해 연장과 야간노동으로 생계를 해결해야 하고, 이는 피로를 누적시키며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죽음으로 몰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고, 대통령이 나서도 나아지지 않는 현장을 바꾸기 위해서 노동자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지난 11월 15일,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SPC삼립지회가 설립보고대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소영 삼립지회장은 “우리는 오늘 함께했던 동료의 죽음을 가슴에 새기며 이 자리에 섰다”며 “바로 옆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와 근무하던 도중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음에도 회사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노동자로서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민주노조로 모인 노동자들의 요구가 이루어지기를 응원하고 연대합니다.
<관련기사>
·“수차례 경고음 무시한 제빵 왕국… 사고는 반복됐고 바뀐 건 없었다”(2025-11-16 경인일보)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5026
·“'6일 야간근무' SPC 직원, 자택서 숨진 채 발견…노동계 과로사 의심”(2025-11-13 프레시안)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1313254767626
·SPC삼립지회 설립보고대회 “동료의 죽음 가슴에 새기며··· 존중받는 일터 만들자”(2025-11-17 경향신문)
○ AI, 황금빛 미래가 도래한다?

AI는 현대 과학기술발전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이죠. 대중적으로도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들이 앞다투어 개발되고 있고, 그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커다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AI가 인류에게 장밋빛 미래를 선사하는 희망으로만 존재하는 걸까요?
최근 미국에서 인공지능발 대량 해고가 속출하면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전체 인원의 10%인 약 3만명의 본사 인력 인원 감원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한 대기업들에서 약 10만명의 감원이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은 인공지능에 많이 노출된 업종에서 청년고용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인공지능 전환을 시도한 주요 대기업에서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등 청년 일자리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사무보조나 단순업무를 하는 청년, 저년차 일자리에서부터 타격이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일자리 타격은 단순 사무직을 넘어 변호사 등의 전문직이나 영화와 드라마 작가 등 예술분야에서도 청년일자리 감소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이 인공지능의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결과도 나왔습니다. ILO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고용의 25%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한 자동화에 잠재적으로 노출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영향이 큰 고소득 국가의 경우 여성고용의 9.5%가 매우 위험한 반면 남성은 3.5%에 불과하다는 분석결과입니다. 기술발전이 연령과 성별에 편향적으로 작용하면서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될 경우 경제활동참여와 사회적 영향력 등 여러 측면에서 불평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국정과제로서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 성장 동력으로서 독자 AI 생태계를 만들고 AI고속도로 구축으로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 총 지출 5% 수준으로 국가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하고 연구에 전념하는 환경을 조성해서 과학기술 5대 강국을 실현하겠다는 포부입니다. 그런데 AI가 가져올 수도 있는 위험한 미래에 대해서는 대비가 불확실해 보입니다.
지난 11월 12일, 정부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대한 기본법’(AI 기본법) 시행령안을 입법 예고하자 ‘사실상 무규제에 가깝다’라는 시민사회의 비판이 빗발쳤습니다. 사업자에게 안전관리 책임이 부여되는 범위가 지나치게 좁고, AI 사용으로 인한 법적 책무가 개발자나 서비스 제공자 외에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한 처벌조항인 ‘과태료 부과’ 적용도 유예되었습니다. 정부는 ‘규제보다는 진흥에 무게를 두겠다’며 최소한의 처벌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시민사회는 “안전과 관련한 책무를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국가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이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유명 대학들에서 AI를 이용한 학생들의 대규모 부정행위가 벌어진 것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요. 이처럼 AI가 가져올 여러 빛과 어두움에 대한 사회적 대비가 필요합니다.
<관련기사>
·“AI발 일자리 충격…청년과 여성에게 더 위협적이다”(2025-11-10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228289.html
·AI 기본법 시행령안 입법 예고…“사실상 무규제” 비판나오는 이유는?(2025-11-12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21722011#ENT
○ 정년연장, 무엇이 해법인가

최근 정년연장이 사회적인 화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정년 65세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 이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실제로 국회를 중심으로 정년연장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1991년 제정된 고령자고용촉진법에 의해 결정된 정년 60세가 연장될지에 대해 많은 의견과 논란이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논의되는 정년연장의 방안은 시기별로 63세, 64세, 65세까지 단기적으로 인상해서 국민연금 수급시기와 최대한 맞춰보겠다는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정년 상향의 법안 공포 후 6개월부터 시행해서 시행일로부터 2027년까지는 정년 63세, 2028년부터 2032년까지는 정년 64세, 2033년부터는 정년 65세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내년 초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이 통과된다고 가정하면 당장 내년 말 혹은 내후년 초부터는 법정 정년 63세가 적용되게 됩니다. 야당인 국민의 힘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 대신 기업에 재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합니다.
법정 정년연장은 저출생, 초고령화 되어가고 있는 한국사회의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노인빈곤’과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정년연장에 대한 노사간의 입장 차이는 분명합니다. 경영계는 고용•노동 유연성이 먼저라며 법정 정년연장 대신 ‘퇴직 후 재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퇴직 후 비정규직으로 재고용해서 기업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노동계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고 있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퇴 없는 정년연장 연내 입법’을 촉구했습니다. 고령 노동자들의 소득공백과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률적인 정년 상향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당장 현행 63세 이상인 연금 수급시점과 정년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경영계가 주장하는 임금체계 유연화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년연장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청년의 일자리 문제입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청년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취업활동이나 취업준비를 하지 않은 채 ‘그냥 쉬었음’청년(15~29세)이 올해 2월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청년들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인공지능기술의 확산으로 채용감소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신규일자리가 역대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법정 정년 연장’은 청년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는 타당해 보입니다. 실제로 법적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2016년 이후 “55~59세 근로자가 1명 증가할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년 연장은 청년 일자리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정년 연장을 논의하는 데 있어 청년 일자리의 문제도 함께 숙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사회가 또 하나 고민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전체 노동자 중 ‘정년퇴직’ 노동자의 비중은 17.3%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80%가 넘는 노동자들은 평균 52.9세의 나이에 권고사직, 사업부진, 직장 휴•폐업 등 비자발적인 사유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일용직•생계형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고 사회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관련기사>
·“그런데 청년은… 李 정부 ‘정년 논쟁’서 빠진 것”(2025-11-17 더스쿠프)
https://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006
·“34년 유지 '정년 60세'… 2033년까지 '65세'로 연장 유력”(2025-11-12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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