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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담활동/기획사업

[현장 스케치] 이주노동자의 든든한 울타리, ‘안산시흥이주노동자상담소’ 개소

일요일 오후의 안산역은 늘 활기로 가득합니다. 한국에서 이주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답게, 저마다의 사연과 언어를 가진 이들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곳이죠. 2026년 5월 17일 일요일 오후 3시 30분, 이 활기찬 안산역 동측 공영주차장 한편에 위치한 월담노조 사무실 앞이 평소보다 더 북적였습니다. 바로 이주노동자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안산시흥이주노동자상담소’의 힘찬 시작을 알리는 개소식이 열린 날입니다.

차별과 배제에 맞서는 연대의 거점

안산과 시흥지역의 이주민 인구는 이미 각각 10만 명과 6만 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은 이주노동자들의 땀방울 없이는 단 하루도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처럼 지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많은 이주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사업장 변경의 자유 제한, 미등록 신분의 불안정함 등으로 인한 다양한 인권 침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이 같은 현실을 바꿔내고자 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 월담,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경기이주평등연대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단체들과 변호사, 노무사, 행정사 등 전문가들이 함께 지난해부터 마음을 모으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상담소 개소를 준비했습니다. 민주노총 공모사업으로 비용을 마련하고,14개국어로 된 홍보물을 만들고, 다양한 이주커뮤니티를 방문하면서 상담소 개소를 알렸습니다.

“평일엔 일하고, 일요일엔 상담”... 문턱을 낮춘 주말 상담소

안산시흥이주노동자상담소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노동상담, 생활법률상담, 비자(체류)상담까지 다양한 고민을 무료로 상담합니다. 현재까지 뜻을 함께한 13명의 변호사, 노무사, 행정사들이 교대로 전문 상담을 진행하고, 상담을 안내하고 기록을 정리할 자원활동은 서울예술대 노학연대모임 ‘불나비’에서 매주 함께해 주실 예정입니다. 힘겹게 번 돈을 떼이거나 비자 문제로 가슴 졸이던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공간이 될 것입니다.

“노동력이 아닌 ‘사람’으로 함께 살아가기”

5월 17일 상담소 개소식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한상진 정책기획국장의 사회로 뜨거운 축제이자 결의의 장으로 이뤄졌습니다. 월담노조 이미숙 위원장의 여는 발언을 시작으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김진희 본부장, 이주노조 우다야라이 위원장, 태국 이주커뮤니티의 하리 님, 경기중서부건설지부 김호중 지부장 등이 차례로 연대의 마음을 보탰습니다.

마지막으로 최희성 행정사를 비롯한 상담위원들에게 위촉장이 전달되는 순간에는 현장에 모인 이들의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주노동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전문가들의 눈빛은 진지하고도 따뜻했습니다.

작은 씨앗이 피워낼 희망을 기다리며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과 깊이 소통하기 위한 언어별 ‘통역 서포터즈’와 상담 내역을 꼼꼼히 관리해 줄 ‘자원활동가’의 손길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상담소가 지속 가능한 공간이 되려면 연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합니다.

한국사회 내 깊은 차별의 벽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이 땅의 이주노동자들이 더이상 소외받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이곳 상담소가 작은 씨앗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혹시 일요일 오후 안산역을 지나다 이 따뜻한 공간을 마주치신다면, 마음속으로나마 힘 있는 응원 한 자락 보태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출처 : 신유아, 백승호, 황상윤(비주류사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