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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담활동/기획사업

[기사]전국 4곳 공단 ‘저임금 노동자’ 43%...40만원 임금 인상 요구

70년대에 멈춰선 공단, ‘저임금, 장시간노동’ 양산 주범
전국 4곳 공단 ‘저임금 노동자’ 43%...40만원 임금 인상 요구

 

전국 4곳의 주요 공단지역 노동자 대다수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주60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기도 한다. 공단지역에 만연한 저임금이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공단의 청년노동자들의 저임금 비율도 53%에 이르고 있어, 청년노동자들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부터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소 월 40만원의 임금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국 4곳의 주요 공단지역 노동자 43%가 ‘저임금 노동자’
저임금이 장시간 노동 부추겨...최저임금 미만 노동자 47%는 주 60시간 노동
 
서울남부지역 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 ‘노동자의 미래’와 녹산노동자 희망찾기, 반원시화공단 노동자 권리찾기 모임 ‘월담’, 성서공단 노동조합 등 전국 4개 지역 공단의 노동조합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단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와 임금인상 요구액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서울디지털산업단지(서울 구로, 금천구), 반월,시화공단(경기도 안산, 시흥시), 성서공단(대구 달서구), 녹산공단(부산 강서구) 등 총 4개 공단노동자 3,560명을 상대로 임금실태조사를 벌여왔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4개 공단 노동자 중 42.9%가 저임금 노동자층에 속했다. 저임금 노동자는 시간당 임금소득이 6,524원(중위임금의 2/3)에 미치지 못하는 노동자를 가리킨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이 전체 노동인구의 24.7%였던 것을 감안하면, 공단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저임금 노동자가 양산되고 있는 셈이다. 10~20대의 청년노동자들 중에서는 53%가 저임금 노동자에 속했다.
 
특히 시간당 임금이 낮은 노동자일수록 주당 노동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시급 5,210원 미만 노동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1.9시간이었다. 또한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들의 47%는 주당 60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고 있었다. 또한 주 40시간 미만의 단시간 노동자들 역시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 비율이 35.2%에 달했다.
 
저임금 노동자는 300인 미만의 중소영세사업장에 집중 분포돼 있었다.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저임금노동자 비율이 22.3%인데 반해,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의 저임금노동자 비율은 44.2%에 달했다.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최저임금 미만의 시급을 받는 비율도 22.7%에 이르고 있었다.
 
3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시간당 평균 7,894원(월 고정급 평균 165만원)으로, 대규모 사업장의 평균 시급(10,410원, 월 고정급 평균 218만원)의 75.8% 수준에 그쳤다. 때문에 공단노동자 58.3%는 현재 임금 이외의 추가 소득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부양가족 수가 늘어날수록 추가소득의 요구는 더욱 높았다.
 
“저임금 노동자 고정급 월 40만원 인상해야”
 
4개의 공단지역 노동조합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정급을 월 40만 원가량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금액은 공단노동자 전체 임금인상 희망액인 49.4만원의 83.8%에 해당하는 액수다.
 
현재 저임금 노동자의 월평균 고정급은 106.3만원이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망 임금수준은 147.7만원이다. 이는 2인 가구의 법정 최저생계비이며, 작년 기준 법원의 개인회생 변제금 산정기준이 되는 법정최저생계비이기도 하다.
 
노조는 “공단지역 노동자의 임금이 적어도 월 40만원은 올라야 공단지역 모든 노동자가 일정하게나마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다”며 “공단 노동자들의 희망최저임금 143만원은 최소의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임복남 성서공단노조 위원장은 “공단이 ‘산업단지’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외관도 화려해 졌지만, 공단 노동자들은 여전히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70년대 당시의 노동 조건에서 살고 있다”며 “최저임금 제도는 그 의미가 왜곡돼 최고임금이 됐으며, 노동자들은 별을 보고 출퇴근을 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40만원 인상 요구에 경총은 미쳤다고 반응하겠지만, 40만원을 인상한다 해도 공단 노동자들의 생활임금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중소영세기업에 대한 수탈 구조를 조장함으로써 저임금을 고착화하여 노동자들의 삶을 착취하는 것이 바로 경총”이라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40만원 임금 인상 요구를 경총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4개 공단 노동조합들은 이후 임금실태조사 결과와 40만원 임금 인상안을 통해, 각 지역별로 경총에 임금 인상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민중언론 참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