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담과 함께 격주로 살펴보는 공단뉴스 08.26-09.08
○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 이후 계속되는 현대위아 특별교섭
지난 2014년 현대위아 평택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을 주장하며 현대위아의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였습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7월 9일, 대법원은 현대위아가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업무에 파견노동을 사용했으므로 불법이며, 이에 따라 이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에 WHI라는 별도의 독립 법인을 만들어 노동자들의 고용을 이전시켰습니다. 소송을 취하한 노동자들만 별도 법인 소속으로 평택 공장에 남을 수 있게 했습니다. 그 외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울산 공장으로 전보시키는 등 불이익을 주고, 전보를 거부하면 해고했습니다. 이러한 회사측의 차별적이고 일방적인 전보조치에 대해 노동위원회에서는 부당하다고 판정을 내렸지만 아직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대위아 창원·안산·서산·광주공장에는 평택공장과 동일·유사한 업무를 하는 사내하청 노동자 2천여명이 있습니다. 현대위아는 공장별로 독립법인을 만들려 하고 있고,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지 않은 곳은 현대위아-독립법인-하청업체로 다단계화 되고 있기도 합니다. 불법파견을 해소하지 않고 중간에 독립법인을 만들어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에 불과합니다.
불법파견 판결을 받고도 해고된 노동자들의 정규직 고용 요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판결 이후 회사측과 금속노조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8월 1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정례적으로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노동자들은 판결에서 승소한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이 직접고용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별교섭에서 더 많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정규직화의 길을 여는 소중한 성과를 만들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련기사 : 매일노동뉴스, 8월 30일 <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 후] 현대위아-사내하청 노동자 특별교섭한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668
○ 이주민을 배제하는 재난지원금
1인당 25만원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이 9월 6일부터 지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이주민 대부분이 배제되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초기부터 마스크 구매, 재난지원금, 긴급고용지원금, 코로나19 강제 검사 등으로 계속해 이주민에 대한 차별이 이어졌는데, 이번 5차 지원금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주인권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지원금 이주민 배제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재난지원정책에서 이주민을 포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주민 가운데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내국인이 1명 이상 포함된 주민등록표에 등재돼있고, 국민과 동일한 건강보험 자격을 보유한 경우, 즉 결혼이민자나 영주권자로 제한됩니다. 이에 따르면 200만명이 이주민 중 30만명 정도만 포함된다고 합니다. 이주민 역시 근로소득세나 주민세, 지방세, 각종 간접세 등을 부담하는 것은 동일하며, 코로나19라는 재난도 함께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주민을 구분짓고 배제합니다.
경기도는 특히 중앙정부의 정책에서 제외된 소득상위 12%의 도민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도, 더 큰 피해를 겪고 있는 이주민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도내의 약 57만명의 이주민 중 이처럼 정책에서 배제된 이들이 약 46만명이라고 합니다. 공단에서 함께 일하고,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는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 한겨레, 8월 31일 <이주인권단체 “200만 이주민 중 170만명 재난지원금 못 받아” 규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09857.html
○ 고대의료원 파업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에 소속된 고대의료원 노동자들이 9월 2일부터 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암, 구로, 그리고 안산병원에서도 파업이 진행중입니다. 다만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유지 부서의 근무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인력확충, 불법의료 근절, 교대근무 개선, 임금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적정한 휴일 부여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의료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심화되고, 근무환경이 악화되면서 그간 참아온 요구가 분출된 것입니다.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이렇게 계속 일하다가는 죽을 거 같아서 살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쉬고 싶어서 노조에 가입하고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공단은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그려지는 공단의 고용이나 공장가동률 등의 여러 지표들이 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기업의 위기가 해소된다고 해서 꼭 노동자의 처지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일이 바쁠 때는 일이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장시간 노동을 참고, 일이 없으면 쉽게 해고되기도 하는 것이 공단 노동자들의 현실입니다.
인력확충, 임금인상, 적정한 휴게, 정규직 고용.. 우리에게도 똑같이 필요한 요구입니다. 고대의료원 노동자들이 어떻게 싸워나가는지 지켜보고 응원하며, 공단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을 지금부터 하나씩 손꼽아 기억해 둡시다. 우리 힘으로 그 요구를 쟁취할 수 있을 날을 위해서요.
관련기사 : 라포르시안, 9월 6일 <파업 5일째 고대의료원노조..."이렇게 일하다간 죽을 거 같아서">
https://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446
○ 일하는 사람 누구나 노동자, 필요한 것은 모두를 위한 노동법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동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제안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은 ‘일하는 시민의 기본법’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하면서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맞게 노동법을 개정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차별도 폐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정책공약을 담았습니다. 한편 근로기준법을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하자는 취지의 활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관련 법률 개정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노동법은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지만, 노동법의 적용 대상을 특정하는 것으로 노동법의 적용에서 많은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있기도 합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특수고용이라는 이유로, 사업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일하는 시간이 짧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이나 4대 보험과 관련된 규정들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실의 노동법은 일부 노동자의 기득권을 위한 경계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동자들이 모든 일하는 사람은 노동자이고, 노동자에게 노동법을 차별없이 적용하라는 요구를 계속해 왔습니다. 그리고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이런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흐름이 다만 선거를 위한 공약이 아니라 법을 바꿔내고, 노동자의 일터를 바꿔내는 것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련기사 : 경향신문, 9월 7일 <“일하는 사람=노동자”…대선 앞두고 노동계 화두 된 ‘누구나 근로기준법’>
https://m.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109071522001#c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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