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이후 공단 휴ㆍ폐업 지난 3년 새 4배로 치솟아
9월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이주환 의원실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관리하는 64개 산업단지에서 휴ㆍ폐업 기업 수가 2017년 175곳에서 2020년 711곳으로 급증했습니다. 지난 3년간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전국에서 중소영세사업장이 가장 밀집해 있는 ‘수도권 3대 산단’인 경기 반월ㆍ시화국가산단, 인천 남동 국가산단의 휴ㆍ폐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월ㆍ시화국가산단의 경우 지난해 각각 148곳, 129곳을 기록해 전년 대비 76%, 60% 증가했다고 합니다. <월담>에서도 지난해 6월 ‘코로나19 일자리 영향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설문조사는 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현실보다 어느 정도 완화된 결과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10명 중 6명이 일감 축소와 휴업ㆍ감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단 입주기업 사업주들은 이처럼 가파르게 증가한 휴ㆍ폐업 원인으로 코로나19와 함께 최저임금 급등, 주52시간제 시행 영향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었지만, 원청업체 납품가격은 오르지 않아 중소기업은 매출이 생겨도 이익이 남지 않는 구조”라고도 지적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은 작은사업장 노동자라고 해서 결코 예외일 수 없습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5인 이상~50인 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역시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결국 낮은 임금을 장시간 노동으로 벌충하려는 경향을 줄여나가려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꼭 필요합니다. 기사 말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원자재 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원하청 불공정거래가 만연한 현실부터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관련기사: 한국경제, 9월 17일 <코로나·노동규제·원자재값 '3중고'…산단 휴·폐업 기업 3년새 4배 급증>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91740621
○ 공단노동자들에게 유난히 힘들었던 추석 명절
안산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안산지역 제조업체들의 이번 추석 상여금 지급률은 45.1%에 그쳤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28.7%가 정기상여금이었고 16.5%는 특별상여금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에는 어땠을까요? 당시 지급률은 53.8%를 기록해 올해와는 8%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공단 노동자들의 지갑을 더욱 얄팍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욱이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추석 명절이 되었습니다. 일례로 달걀은 지난해 대비 54.6%나 올랐고, 농ㆍ축ㆍ수산물은 전반적으로 7.8% 상승했습니다.
임금은 줄어들었는데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현실…. 경제위기 때마다 임금 감소, 고용불안의 이중고를 겪어야만 하는 공단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처지는 과연 어쩔 수 없는 것일까요? 재벌 대기업 지원에 편중된 정부 정책의 문제, 재난 상황을 핑계로 노동자들에게 경제위기를 전가하는 사용자의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관련기사: 경인일보, 9월 20일 <수당은 줄고, 상여금은 없고… 추석 무서운 안산 제조업 근로자들>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10918010003037
○ 반월염색단지 환경개선, 지방정부와 원청사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반월·시화공단 내 60여 개 섬유ㆍ염색업체들이 밀집한 반월 염색 단지는 악취와 오·폐수를 유발하는 온상으로 지목돼, 인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되어 온 곳입니다. 반월 염색 단지와 주거지역의 거리가 300m 남짓에 불과해서 대기 및 수질 오염 문제는 이 지역의 오랜 골칫덩이였습니다. 특히 염색업체들이 색을 입힌 옷감(섬유)을 고온으로 다림질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백연(white smoke)가 배출되는데, 여기에는 악취 유발물질인 오일미스트가 녹아 있어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표백과 염색 처리 과정에는 8천 개 이상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산업폐수에 의한 수질 오염 우려도 그간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러한 반월 염색단지 특성상 백연 저감장치, 폐수처리시설의 노후화에 따른 설비 교체 및 개선 사업은 염색단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반월 염색단지 입주 업체들 규모는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공해 물질 배출 저감 사업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다단계 하청구조를 통해 이들 염색가공 전문업체들에 주문생산을 맡기는 원청사에도 환경개선과 위험공정 개선에 나서야 할 합당한 책임이 있습니다.
요즘 ESG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이 대세라고 하지만, 다단계 하청구조를 통해 비용과 책임을 외주화하는 대기업들의 낡은 모습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반월 염색 단지의 고질적인 공해 문제를 해소하려면 정부와 원청 대기업부터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아래 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여러 대기업이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면서 ‘친환경’과 ‘원가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한화건설은 반월 염색 단지에 수소생산 플랜트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지역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관련기사: 서울신문, 9월 21일 <“쓰레기에서 금맥 캔다”… 재활용 사업에 푹 빠진 기업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917500202
○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차별폐지 공동행동’ 출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을 대상(적용 범위)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11조 조항으로 인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많은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그리고 최근 제정한 대체공휴일법에 이르기까지 근로기준법 11조의 제약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권리 보장에 가장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으면서도 현행법의 보호 대상에서 줄곧 배제됐습니다. 이처럼 모순적인 현실을 바꾸기 위해 81개 노동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9월 14일 ‘5인 미만 차별폐지 공동 행동’(공동행동)을 결성했다는 소식입니다. 공동행동은 근로기준법이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어야 하는 노동조건의 최소 기준을 정한 법인 만큼,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라”라고 정부와 국회를 향해 계속 목소리 낼 예정입니다.
관련기사: 이데일리, 9월 14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유령”…차별 폐지 촉구>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276726629180120&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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