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로 살펴보는 공단뉴스(2021.12.09-12.21)
○ 일터에 쉼표를! 모든 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하라!
지난 7월 사업장 내 휴게공간 설치를 의무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휴게공간 설치 및 관리를 규정하는 시행령이 아직 입법예고되지 않은 상황인데요, 지난 15일 민주노총은 ‘휴게실 실태 현장 증언 및 민주노총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휴식권은 모든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이며, 안전과 건강을 위한 사업주의 의무”로 “모든 일터에는 제대로 된 휴게실이 설치돼야 한다”며, 시행령에 담겨야 할 규정으로 ▲휴게시설 설치 전 사업장 적용 ▲휴게실 최소면적 1인당 2㎡ 보장 ▲실효성 있는 공용휴게실 설치 ▲휴게시설 설치과정에 노동자 참여 명시 등을 요구하였습니다.
월담노조가 지난 여름 <반월시화공단노동자 쉴 권리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만난 많은 분들이 회사 내에 “휴게실이 따로 없다”거나 “있어도 쉴 만한 공간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공단노동자의 휴게공간 실태를 알리며 이후 정부와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된 쉴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자 현재 월담노조는 “일터에 쉼표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작업장 휴게실은 몇 점? 내가 쉬는 공간 사진과 사연! 반월시화공단에서 일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렇게 모은 이야기로 일터에 쉼표를 새겨가는 과정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관련기사] 매일노동뉴스, 12월 16일, 민주노총 “모든 일터에 휴게실 설치해야”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434
♣ <일터에 쉼표를! 캠페인 참여하러 가기>
https://bit.ly/일터에쉼표를
○ 여수산단 화학공장에서 또다시 반복된 폭발사고
12월 13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석유화학제품 제조 공장 이일산업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의 플랜트건설 하청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2004년 4월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2명의 노동자가 크게 다쳤던 곳입니다. 수많은 종류의 화학물질을 다루는 여수산단은 ‘화약고‘라고 불릴 만큼 매년 재해가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5년간 여수산단에서만 화재·가스누출·폭발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37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반월공단에서도 2014년 화학물질 제조공장 폭발사고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큰 재해가 있었습니다. 시화공단에서도 2013년 불산 누출 사고, 2019년 염산 누출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는 그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노후산단의 위험한 환경을 그냥 방치하며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는 정부, 정비 보수 주기를 계속 늘리며 위험을 떠넘겨온 기업, 그리고 책임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행 법제도의 한계 때문입니다.
플랜트건설노조와 건설산업연맹은 반복되는 참사를 막기 위해 발주·설계·시공·감리자에게 권한에 상응하는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지만 50인 미만 적용 유예,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제외, 공무원에 대한 처벌 삭제 등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거듭나야 함에도 오히려 경총과 윤석열 후보는 지금의 중대재해처벌법이 과도하다며 산재사고에 기업의 책임을 지우려고 합니다. 매일 7명이 출근해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를 외치며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합니다.
[관련기사] 경향신문, 12월 14일, "또 위험의 외주화"…여수 폭발사고 사망자 3명 모두 일용직 노동자
https://m.khan.co.kr/local/local-general/article/202112141557011
[관련기사] 매일노동뉴스, 12월 16일, 플랜트건설노조 “건설안전특별법 제정하라”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441
○ 청년이 일하고 싶은 공단?
“준비됐나요?! : 청년과 산업단지, 일터의 뉴노멀”이란 제목으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청년위원회가 개최한 4번째 지역간담회가 12월 11일 시흥시 청년스테이션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간담회에서는 시화공단에서 일한 경험에 대해 불편한 교통, 열악한 휴식 공간, 주먹구구식 조직 운영, 낮은 질의 식사, 복지 부재, 의미 있는 경험/경력이 되지 못하는 현실 등 일하고 싶지 않은 여러 이유와 문제가 짚어졌고, 청년이 일하고 싶은 산업단지로의 개선과제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 참여했던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산업단지의 청년인력수급 불일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했다네요. ’스마트‘ ’혁신‘ ’신성장‘ 등 장밋빛으로 산업단지의 미래를 말하지만, 산업단지를 지탱하는 노동의 현실은 ’값싼 인력‘ ’고무줄 고용‘ ’근로기준법 배제‘ 와 같이 노동자의 권리와는 거리가 먼 것부터 바로 세워가는 것이 경청하는 첫걸음일 수 있지 않을까요?
[관련기사] 월간 노동법률, 12월 16일, 청년이 일하고 싶은 산업단지...“준비됐나요?”
○ 작은사업장 차별하는 근로기준법, 온전한 전면적용 개정을 요구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차별적인 현행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국회의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는 표류 상태입니다. 사업장 규모에 상관없이 근로기준법을 전면적용하는 10만 국회동의청원안이 작년 제출되었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아 왔습니다. 5개월째 개점휴업상태였던 국회 환경노동위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가 12월 16일, 21일, 22일 열렸지만, 여야가 싸움만 하다가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은 채 끝났습니다.
12월 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근로자의 권익을 위해서 원칙적으로 배제해서는 안 되나, 사측에만 부담을 지우면 지불 능력이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민주당에서도 헌법에 반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작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5인 이상 사업장만을 적용범위로 두는 11조 1호를 그대로 존치하며 시행령으로 규정하거나 예외조항을 두는 안으로 여전히 5인 미만 사업장의 차별을 전제로 하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이 어려운 이유로 기업의 부담, 영세사업장 보호를 말하곤 합니다. 사업장의 어려운 조건을 노동자 권리 제한의 이유로 삼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모든 사업장이 노동자 권리 보장의 조건을 갖추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개입해야 하는 것이 바로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노동자의 권리 크기가 달라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조건의 최소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이 되도록, 온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촉구합니다.
[관련 기사] ‘참여와 혁신, 12월 16일, 합법적 차별’ 만든 근로기준법, 5인미만 사업장 적용될까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156
○ 우리는 노예가, 기계가 아니다
12월 18일은 세계 이주민의 날입니다.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이 제정된 것에서 기인한 이날을 맞아 12월 19일 이주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작년 겨울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사망한 캄보디아 여성 농업노동자 속헹씨가 사망한 지 1년을 하루 앞둔 날이기도 했는데요, 추모제를 시작으로 이주노동자 기숙사 대책과 산업안전, 건강권 보장을 촉구하였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로 인해 이직 횟수가 3회로 제한되고, 고용주로부터 여권을 압수당하거나 임금체불, 성범죄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 비적정 주거형태에 놓여있어도 쉽게 작업장을 이동할 수 없고, 숙소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생명과 안전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는 고용허가제에 대해 이주운동단체들은 2020년 3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함께 외쳐봅니다. “인종차별 철폐하고 모든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의 권리 보장하라!”
[관련 기사] 매일노동뉴스, 12월 20일, “더 이상 이주노동자를 희생양 삼지 마라”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481
노동과 세계, 12월 19일, 21주년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우리도 사람이다, 노동자다”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40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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