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로 살펴보는 공단뉴스 2023.2.15.-2023.2.28.

월담과 함께 격주로 살펴보는 공단뉴스 2023.2.15.-2023.2.28.

 

■ 반가운 작업복 세탁소, 취약 노동자 지원을 넘어 노동자 권리로

[출처: 창원시 시정뉴스]

경기도가 안산시와 시흥시 산업단지에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2개소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작업복을 세탁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뿐더러, 가정 내 오염의 문제를 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저렴하게 작업복을 세탁할 수 있는 세탁소 설치가 제안되었고, 경남 김해, 광주 등에서 세탁소가 생겨난 후 전국 곳곳에서 설치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경기도에서 설치하는 세탁소는 특히 50인 미만 사업체와 영세사업장 노동자를 우선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치고 시설 구입과 공사 등이 이루어지면 안산시에서는 6월, 시흥시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세탁소가 열릴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 해 1월에 이미 ‘경기도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제정되었는데, 이제야 실질적인 설치 움직임이 시작되는 셈이긴 합니다. 그 사이 다른 지자체 사례들을 살펴보고 전문가 정담회를 통해 지원대상의 범위나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고심을 했다고 합니다.

작업복 세탁소 설치는 참 반가운 일입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생각도 반갑습니다. 아직은 저렴한 비용으로 취약한 계층 중심으로 제공되는 복지서비스에 머물지만, 더 나아가 작업복 세탁소 역시 모든 노동자의 권리이고, 그렇게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들의 의무이며, 또한 지자체의 책무라는 점이 더 분명해 지기를 바랍니다.

[관련기사]

경기도, 안산·시흥 산업단지에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설치 (2023-02-15, 중부일보)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578828

 

■ 임금격차를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원인은 기업 규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 격차는 점점 더 커져 심각성을 더 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80년 500인 이상 사업체는 그 미만 규모의 사업체보다 평균임금이 10% 정도 더 많았지만, 2008년 이후 부터는 50% 가량을 대규모 사업장이 더 많이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격차는 지금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과 대기업(300인 이상)의 임금 격차를 살펴보면 미국 1.2배, 일본 1.5배, 프랑스 1.6배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무려 3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를 분석한 보고서에서는 이런 격차를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이유로 ‘기업 규모의 차이’를 꼽습니다. 성별, 연령, 교육수준, 경력, 근속기간, 고용형태, 근무형태, 노조가입여부 등을 모두 살폈지만 그런 이유들을 모두 합해도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의 절반 정도 밖에 설명해 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결국 큰 회사 들어가면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는 건데, 정부가 노조가 있는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너무 많은 몫을 챙겨가서 그렇다고 주장하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또 그렇지 않습니다. 고용형태나 노조가입 여부는 임금 격차를 만드는데 아주 작은 영향을 줄 뿐이라고 합니다.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능력이 부족해서라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이유라는 건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원인은 원-하청간 수익성 격차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재작년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6.3%, 1차 하청업체는 2.1%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전자 업종은 더 심각한데,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18.11%인데 반해, 중소기업은 불과 4.12%에 그쳤다고 합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아무리 많은 월급을 받고 싶어도, 최저임금 밖에 못 준다는 사업주를 붙잡고 싸워도 그리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 현실의 원인은 하청업체들을 거느리며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대자본에 있다고 보아야 옳은 것 같습니다. 정부가 그렇게 문제라고 말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서도 바로 이 대자본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지름길이겠습니다.

[관련기사]

능력이 부족해서? ‘임금격차 이유’ 따로 있었다 (2023-02-19, KBS뉴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08573

 

■ 현장실습제도 유지 여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필요한 시기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직업계고 현장실습 실태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보고서에서는 현장실습이 실제 좋은 진로 경로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현장실습 참여 이후 취업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비정규직 비율과 평균 연봉은 거의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현장실습에 참여한 이들이 70명 미만 규모의 기업에서 일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취업률을 우선하는 학교, 저임금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려는 업체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곳에서 현장실습생들의 권리 박탈과 위험한 노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영화 <다음 소희>로 직업계고 현장실습 노동자들의 실태가 많은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는 지난 2017년 전주에서 발생한, 콜센터에서 고객들의 계약 해지를 막는 업무를 담당하던 19세 현장실습생의 사망사건을 다룹니다. 이후 교육당국과 국회에서는 관련한 제도 정비를 했지만, 어느 것도 제대로 된 조치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학습을 중심에 둔다는 현장실습 제도는 오히려 이들을 ‘보호’하겠다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부정하곤 했고, 결국 이후로도 현장실습 노동자들의 죽음은 계속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육도, 취업도, 그렇게 취업한 일터도 이들의 권리를 생각하지 않는 현실이기에, 보고서가 제기하는 현장실습제도가 앞으로도 유지되어야 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이 더욱 깊이 고찰되어야 한다 생각됩니다.

[관련기사]

“현장실습생, 부담없이 해고”…현실은 통념과 달랐다 (2023-02-20,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80431.html

 

■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절반이 근로계약 내용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27%가 근로계약서를 작성, 교부받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 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더 늘어나 39.5%에 이릅니다. 그 외에도 근로계약서를 썼지만 교부받지는 못했다고 응답한 노동자들도 13%였습니다. 5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절반이 넘는 수가 자신의 근로계약 내용을 잘 알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에는 관행에 따라, 혹은 사업주 마음대로가 되기 일쑤입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는 임금, 노동시간, 휴일, 휴가, 업무 등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서 교부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직장갑질119에서는 이 외에도 채용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업주의 갑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연장근로나 야근 수당을 준다고 해놓곤 막상 월급 줄때가 되면 포괄임금이라며 수당을 안 주거나, 정규직인 줄 알았는데 수습이라고 3개월짜리 계약서를 쓰고는 해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직장갑질119를 통해 일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상담하고 제보할 수 있습니다. 반월시화공단 가까운 곳엔 월담노조가 있습니다. 일터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상하다 느껴질 때, 언제든 월담노조로 연락주세요.

[관련기사]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절반, 근로계약서 안쓰거나 못받아 (2023-02-26,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81226.html

 

■ 숫자로 증명된 코로나 2년간 소득분배 악화 실태

[출처: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통계청]

코로나 2년간 소득분배가 더 악화되었다는 것이 수치로 명확히 확인되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에서 국세청의 자료를 받아 이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첫해인 2019에 비해 두 해 뒤인 2021년에는 소득분배 지표가 더 악화된 것이 드러났는데요. 이번 발표에서는 팔마비율이라는 지표를 사용해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팔마비율은 소득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40%의 점유율로 나눈 값입니다. 이 값이 클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인데, 2019년에 팔미비율 3.6배였던 것에서 3.9배로 0.2배 포인트가 올랐다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감소하던 수치가 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면서 점점 높아져 불평등 정도가 더 커진 것입니다.

원인으로는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득이 크게 악화된 것을 지적합니다. 중산층의 소득도 악화되었다고 하며, 그 반면 소득 상위 0.1%의 점유율은 그 사이 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사회 곳곳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많은 이들의 존재가 드러났고, 이들은 대부분 불안정 노동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위기는 사회가 보호하지 못하는 곳에서 더 심각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소득분배 악화는 피할 수 없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폭넓은 사회보장, 아프면 쉴 수 있는 유급 병가, 소득을 보전하는 다양한 지원체계 등 무엇 하나 제대로 갖추어진 것이 아직 없습니다. 노동자들이 하나하나 요구하고 마련해 나가야겠습니다.

[관련기사]

코로나 2년간 분배 더 악화…숫자로 증명 (2023-02-26, 경향신문)

https://m.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302262200025#c2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