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 공단뉴스 (2024.11.05-2024..11.18)

월담과 함께 격주로 살펴보는 공단뉴스 (2024.11.05-2024..11.18)

 

● 수수료가 아니라 사람장사‧파견노동이 문제

[사진출처:노동과세계]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민주노총 및 한국노총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중간착취 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양대노총은 파견‧하청 등 간접고용 노동자가 소속된 파견업체가 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물리거나 임금을 떼먹는 ‘중간착취’를 벌이고 있다며, ‘중간착취 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박홍배 의원이 지난 10월 7일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차별 금지 사유에 ‘고용형태’를 포함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지급 원칙을 법에 명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합니다. 또 같은 날 발의한 파견법 개정안에서는 근로자파견계약시 임금액 및 산정기준, 수수료 등 파견의 대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파견 수수료의 상한을 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2021년, 한국노동법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파견업체들은 노동자 1명당 월평균 12만 원의 인건비를 착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행 파견법에서는 파견노동자가 요구할 때 파견 수수료를 알려주도록 하고 있지만 그를 노동자들이 요구하기 어렵고, 요구한들 관련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무의미할 뿐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중간착취 방지법과 같은 제도 개선은 나름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파견수수료의 상한을 정한다고 그 수수료의 중간착취로서의 성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장사, 파견노동이 존재하는 한 중간착취는 사라질 수 없습니다. 파견과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건비 자체를 원청(사용사업주)이 낮게 책정하는 것을 막기도 어렵습니다. 비정규직 고용형태가 만연해 지면서 다양한 고용형태에 따라 노동자들의 일에 대한 가치도 줄세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착취’에 대한 문제제기가 반가운 만큼, 사람장사, 파견노동을 없애려는 제도적 노력이 없다는 점에 더 아쉬움을 표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관련기사> 파견업체 배 불리는 '중간착취 지옥도'…양대노총 "방지 법안 당장 처리하라" (한국일보, 11월 6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0614260005088

 

● ‘대부분 혼밥, 배달’이라는 1인 가구 청년 먹거리 실태

[사진출처:안산청년네트워크]

안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지난 11월 14일, 안산청년네트워크와 함께 <2024 안산시 1인 가구 청년 먹거리 실태조사 결과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실태조사 결과는 안산청년네트워크의 김송미 운영위원장이 맡았는데요, 김 운영위원장은 안산시 1인 가구 청년들의 식생활 특성을 ‘먹거리에 대한 높은 관심, 대부분 혼밥, 배달 음식 선호, 먹는 음식 종류의 한계, 과일․채소 섭취 비율 낮음’ 등으로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특징이 지역의 먹거리 정책에 참고되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토론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1천원 밥상을 공단으로 출근하는 청년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면 좋겠다거나, 비건 식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들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조사된 바에 따르면 안산시 1인 가구는 중장년층이 45% 정도로 가장 높지만, 청년층 1인 가구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노년층 1인 가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1인 가구에 대한 지역 정책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다만 ‘먹거리’가 아니라, 1인 가구의 삶에 대해 함께 돌보는 지역이 되기를 위한 제언으로 받아들여 시에서도 깊은 고민을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관련기사> 안산시 청년 1인 가구들 “밥은 잘 먹고 있나요?” (시사통신, 11월 17일)

https://www.sisat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0108

<관련내용> 안산청년네트워크 블로그 (자료 다운로드)

https://blog.naver.com/asyouthnet/223660667446

 

● 작은 사업장에서 더 심각한 임금체불, 그러나 대지급금 청구조차 작은 사업장엔 쉽지 않아...

[사진출처:노동과세계]

체불임금이 역대 최대를 갱신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그 피해가 중소기업‧영세사업장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한국노총 부천상담소의 이동철 실장은 ‘현장 상담사례로 바라본 임금체불 근절 방안’이라는 글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 글은 지난 11월 10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발간한 노동N이슈에 실렸습니다.

지난해 임금체불 피해액을 살펴보면 5인 이상 29인 미만 사업장이 7천68억원으로 체불임금이 가장 많았고, 이는 전체 체불임금액의 절반을 넘습니다. 다음으로 5인 미만 사업장이 6천150억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체불이 전체의 63%를 차지하는데, 주로 중소 제조업·건설업·소규모 음식점에서 체불 사례가 많았다고 합니다.

작은 회사들이만큼 이 같은 임금체불 피해의 빠른 구제와 노동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대지급금 제도가 잘 운영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난 4월 이후, 정부가 부정수급을 이유로 관련 자료를 더 엄격히 요구하고 있어서 대지급금에조차 기대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사업주의 체불임금 지급각서나 체불을 인정하는 사업주와의 대화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4대보험 관련 자료나 국세청 소득증명, 6개월 이상의 임금대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체불의 피해는 작은 사업장에 집중되고 있는데, 강화된 요건으로 인해 작은 사업장일수록 대지급금을 받기 더 어려운 상태인 것입니다. 결국 이로 인해 체불은 늘어나는데 대지급금 청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업주의 부정수급 시도는 단속되어야겠지만, 그것이 시급한 구제를 가로막고 노동자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 되어선 안되겠습니다. 그래서 이동철 실장은 이 같은 체불임금 실태와 현재 정부의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체불로 인한 생계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대지급금 신청 요건을 더 완화해야 한다고 제기합니다. 특히 노동자들에게 자료 증명을 요구하며, 체불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일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하겠습니다.

<관련기사> 임금체불 작은 사업장에 집중되는데 구제 문턱은 높아져 (매일노동뉴스, 11월 11일)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597

 

●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 차일피일 말만 하는 정부

직장갑질119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7명은 연차휴가를 사용한 일수가 6일 미만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5인 미만 사업장과 300인 이상 사업장 격차가 무려 51.8%p로 나타나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필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기도 합니다. 양대노총 또한 지난 11월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기국회 핵심 입법과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노조법 2‧3조 개정 등을 입법과제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권리문제에 대해 ‘노동약자’ 보호라는 말로 계속 언급을 거듭하면서도 구체적인 안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2일 고용노동부가 ‘윤석열 정부의 고용노동정책 성과 및 향후계획’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브리핑을 진행한 고용노동부 차관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이 추진될 것이며, 단계적으로 방안을 마련해 갈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 노사를 설득할 것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워낙 어렵다며, 지불 여력이 있는 등을 확인하며 단계적 방안을 찾겠다는 답변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권리를 전면 적용하는 것 외에 어떤 합리적인 답이 더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이번에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이 말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정부가 말만 반복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더 많이 내야 하겠습니다.

<관련기사> 고용부 “5인 미만 사업장도 근로기준법 확대…사회적대화로 노사 설득” (에너지경제신문, 11월 12일)

https://m.ekn.kr/view.php?key=20241112026560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