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는 사업에 고작 ‘2억’

안산시가 대외적으로는 ‘노동 존중’과 ‘산업 안전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최근 2년간의 예산서와 중기지방재정계획을 분석한 결과, 노동 행정의 실제 우선순위는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대규모 시설을 짓는 ‘콘크리트’에 편중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재 선부동 일대에 건립 중인 노동자 지원센터에는 총 146억 원의 시비를 들이고 있지만, 매일 위험이 도사리는 건설 및 제조 현장에서 사고를 직접 예방하는 데 쓰이는 ‘산업재해 예방 및 안전관리’ 예산은 고작 2억 5,400만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는 핵심 사업인 노동안전지킴이 운영비는 동결되었고, 산업재해 예방 사업비는 오히려 30%가량 삭감되었습니다.
이러한 예산 구조는 안산시 노동 행정의 심각한 불균형을 보여줍니다. 전체 노동 분야 예산이 일반회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9% 수준인 것도 문제지만, 그나마 있는 예산의 70% 이상이 시설 건립과 공간 운영에만 쏠려 있다는 점이 더 뼈아픈 대목입니다. 정작 노동자의 생존과 직결된 안전·산재 예방 예산 비중은 4% 안팎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책적 메시지는 안전을 외치고 있지만, 재정의 흐름은 사고를 줄일 구조적 투자보다는 눈에 보이는 상징적 건물을 세우는 데 몰두하고 있는 셈입니다.
노동자들에게 지금 당장 절실한 것은 수년 뒤 완공될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오늘 하루의 위험을 통제해 줄 현장 점검 인력과 상시 감독 체계입니다. 산업재해를 줄이는 것은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현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세밀한 관리 구조입니다. 안산시의 예산이 현장의 노동자가 아닌 콘크리트 벽으로 흐르는 이상, '노동 존중'이라는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관련뉴스> 건물에는 146억, 노동자 생명엔 2억 (2026.02.06. 경기연합신문) https://www.gy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70040
● 안산시, 2026년 ‘현장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사업’ 신청

안산시가 현장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 약 7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 사회복지시설과 중소 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현장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사업’ 참여 사업자를 모집합니다. 이번 사업은 개별 휴게시설 3개소와 공동휴게소 1개소를 선정해 시설 신설이나 개보수, 비품 구입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오는 25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안산시의 이러한 행정적 노력 뒤에는 노동자들의 꾸준한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월담노조를 비롯한 지역 노동 단체들은 작은사업장 노동자의 쉴 권리를 위해 안산시에 지속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고, 그 결실로 지난 2025년 4월 24일 안산시산업단지근로자복지관 내에 노동자 공동 휴게실인 ‘누구나 쉼터’가 조성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의 체감 온도는 낮기만 합니다.
현재 안산시가 시행하는 사업은 지원 규모가 단 4개 사업장에 불과해, 혜택을 받는 노동자는 극소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반면 대다수의 공단 노동자들은 여전히 제대로 된 휴게 공간 하나 없이 기름 냄새와 소음이 가득한 작업대 옆에서 잠시 숨을 돌려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휴게실은 특정 건물의 상징적인 공간이 아니라, 공단 곳곳에서 모든 노동자가 발길 닿는 대로 들어가 편히 쉴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간입니다.
지방정부의 행정이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소수 업체를 선별해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노동자가 휴식권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지원 체계'로 전면 전환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노동자가 일하는 공간에 쾌적한 쉼터를 마련하는 것은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기업이 당연히 짊어져야 할 책임입니다. 안산시의 행정이 단순한 예산 집행을 넘어, 기업들이 노동자의 휴식권에 대해 책임감을 갖도록 강제하고 독려하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관련뉴스> 안산시, 현장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참여 사업자 모집 (2026.02.09. 국제뉴스) https://www.as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504579
● 노동·시민단체, 행정통합 특별법 폐기 요구

최근 추진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달리, 기업 유치만을 목적으로 노동자의 권익을 심각하게 후퇴시키는 ‘노동 규제 완화’ 독소 조항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2월 10일 민주노총 등은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권 ·공공성훼손 통합특별시법 졸속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해 6개 지역(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충남)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안에 대해 전면 폐기를 촉구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에는 글로벌미래특구를 설치하고 최저임금법 제6조와 근로기준법 제50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례 조항이 담겼습니다. 사실상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제한의 무력화입니다. 이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인 최저임금 제도를 부정하고, 노동시간 상한선을 무너뜨려 무제한적 과로 상황으로 내모는 시대역행적 조항입니다. 특정 지역을 노동법의 치외법권 지대로 설정하겠다는 발상은 해당 지역 노동자를 오직 기업 이윤을 위한 ‘값싼 소모품’으로 전락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또한, 중앙정부의 고용노동행정 권한을 통합특별시로 이양하는 조항 역시 문제입니다. 근로감독 행정을 담당하는 지방노동청과 지방노동위원회 등의 핵심 권한이 지자체장에게 넘어가게 되면, 노동행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 유치 실적에 목을 매는 지자체장의 권한 아래에서 근로감독관이 기업의 불법 행위를 엄격히 감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실상 노동 감시 체계를 무력화하여 사업장 내 노동권 침해를 묵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등에서 검토되었던 외투기업에 대한 근로자 파견 허용 확대, 유급휴일의 무급화 등도 노동의 질을 하향 평준화하는 대표적인 독소 조항들입니다.
이러한 노동 규제 완화의 끝은 결국 지역 소멸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저임금과 느슨한 규제에만 기댄 산업은 더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떠나는 자본의 속성상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지역은 청년층의 기피 지역이 되어 결국 인구 유출과 지역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결국, 이번 통합법안은 지역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자본 특혜법’에 불과하며,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관련뉴스> 노동·시민단체, 행정통합 특별법 폐기 요구...“껍데기 통합” (알티케이뉴스 2026.02.10.) https://www.rightknow.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703
● 경기도, 노동자권익보호 정책연구 최종보고회 개최

경기도와 일하는시민연구소는 지난 2월 11일 경기도 신용보증재단 세미나실에서 ‘경기도 노동자권익보호 사업개발을 위한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용역’ 최종보고회와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여성, 청년, 고령자, 플랫폼 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구체적인 고충을 파악하고, 경기도의 산업 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과 과학기술업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보고회에서는 여성의 채용 차별과 청년의 근로계약 미작성, 고령자의 고용 불안 등 생애주기별로 나타나는 노동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지적되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일터 중심의 보호 대책과 중앙-지방 정부 간 긴밀한 연계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었습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경기도형 노동정책 15대 과제’를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최근 사회적 화두인 주 4.5일제 도입 시범사업을 비롯해, 기후위기 시대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폭염 시 업무 중지 및 손실 보상’,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휴가 지원, 그리고 초단시간 노동자를 위한 최소생활시간보장제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책 제안들이 보고서 안의 텍스트로만 머물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도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집행이 뒤따라야 합니다. 좋은 정책은 탁상 위의 논리가 아니라 현장에서 얼마나 충실히 실천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됩니다. 경기도가 이번 연구를 통해 발굴된 과제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안산의 공단 노동자부터 도내 곳곳의 플랫폼 노동자들까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하고 촘촘한 노동 행정의 결실을 맺어주기를 바랍니다.
<관련뉴스> 주 4.5일제부터 폭염 휴무 보상까지… 경기도, 'AI 시대' 노동 판도 뒤집는 역대급 대책 발표 (2026.02.23. 환경감시일보) https://www.sisadays.co.kr/news/467263
● 고용노동부, ‘2026년 사업장 감독계획’ 발표

최근 안전보건 공시제도 도입과 위험성평가 제도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2026년 사업장 감독계획’을 발표하고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행보에 나섰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업의 안전관리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안전보건 공시제’와 현장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위험성평가 개선’입니다. 오는 8월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이 안전보건 투자 현황과 재해 발생 실적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며, 위험성평가 과정에 근로자대표의 참여가 보장됩니다.
더불어 고용노동부는 노동시장 3대 격차인 산업재해, 임금체불, 청년일자리 해소를 목표로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경기도를 포함한 8개 지방정부와 체결한 ‘지역 중대재해 예방 사각지대 해소 사업’ 업무협약을 통해 중앙과 지방이 힘을 합쳐 초소형 건설현장이나 농축산업 등 기존 행정력이 닿기 어려웠던 곳까지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과 법 개정이 단지 수치상의 목표 달성이나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지 않길 바랍니다. 그동안 수많은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은 ‘위험의 외주화’와 ‘안전의 사각지대’ 속에서 생명을 담보로 일해왔습니다. 정부가 공언한 ‘위험의 격차 없는 안전한 일터’가 실현되려면, 감독관 인력을 늘리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사후 처방을 넘어, 현장에서 노동자가 위험을 감지했을 때 실질적으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일터의 문화와 중소 사업주들의 안전 책임에 대한 의식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번에 도입된 공시제와 개선된 위험성평가 제도가 형식적인 서류 작업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부는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실효성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합니다. 노동자의 생명을 실시간으로 지키는 ‘사람 중심’의 안전 행정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관련뉴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후속 점검… 2026년 산재예방, 소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전환 (2026.02.23.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https://www.safety1s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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