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용노동부, 외국인 인권리더 제도 운영

고용노동부가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와 일터에서의 노동권 보호를 위해 ‘외국인 인권리더’ 제도를 도입하고, 6월 16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 인권리더’를 모집한다고 합니다. 이 제도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것인데요, 한국 생활과 노동환경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이주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일터의 인권침해나 위험 사례를 파악하고 권리 구제 절차를 안내하는 등, 일터에서의 상시적인 노동권 보호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라고 합니다.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운영해 총 50명의 규모로 선발해 운영하고, 내년에는 200여 명의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외국인 인권리더들은 7월 중에 활동을 시작해 1년간 활동하게 되는데요, 주요한 역할은 외국인 인권리더는 지역사회에서의 외국인 부당대우, 차별 등을 파악해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전달하고, 부당대우 등을 당한 노동자에게는 구제 절차를 안내하는 역할입니다.
이 제도는 지난 6월 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의 일환입니다. 해당 대책은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선제적 감독 강화 ▲권리구제 강화 ▲사업주·관리자 인식 개선 ▲제도 개선 부분으로 제출되었습니다. 외국인 인권리더 제도는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분야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정부는 인권리더, 국가별 커뮤니티, 이주노동자 지원단체 등과 간담회 및 의사소통을 통해 사업장 문제상황에 대응해 나갈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실 고용노동부의 대책에는 사업장 변경의 자유가 빠져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부당대우나 인권침해, 차별 등에 놓이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을 가로막는 제도에 있는데, 그를 개선하지 않고, 인권리더를 모집한다는 것이니, 빚 좋은 개살구처럼 보일 수밖에 없지요. 외국인 인권리더의 활동이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산업단지 곳곳에서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들기도 합니다. 공장의 담을 넘어 일터를 들여다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이주노동자들이 권리 주장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더 늘어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활동할 외국인 인권리더들이 현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선제 대응을 하겠다는 취지를 살려서, 공단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관련 기사>
· 노동부, ‘외국인 인권리더’ 첫 모집…이주노동자 권익 보호 강화 (2026-06-15 기호일보) https://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6081
· 정부,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대책 발표…“사업장 이동 자유 빠진 반쪽 대책” (2026-06-04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606040900001
○ 임금 삭감에 맞선 이주노동자 투쟁 확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임금삭감에 맞서서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노동자들은 E-7-3(일반기능인력) 비자를 받아 입국해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이들입니다. E-7-3(일반기능인력) 비자는 특정한 기능과 기술이 요구되는 직무에 외국인이 취업할 수 있도록 발급되는 체류 자격으로, 조선업에는 2022년 경 기업들이 이주노동자 도입 확대를 요구하면서 그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부터 하청업체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도입했고, 해당 업체들의 이주노동자 고용 한도가 가득차자 2023년부터는 E-7-3 체류자격의 이주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조선업 이주노동자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노동조건은 점점 악화되어 왔습니다. 이주노동자 전문인력의 임금 기준은 GNI의 80% 이상으로 해야 하지만, 조선업 인력난을 이유로 2024년 10월부터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그 기준을 대폭 하향했습니다. 애초 조선업 인력난이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으로 인해 취업을 기피하는 문제에서 발생했는데, 이를 좋은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낮은 노동조건을 유지할 목적으로 이주노동자를 도입했고, 그 이주노동자의 노동조건 기준을 더 하향해 기업의 이윤만 늘려주는 방식으로 제도가 변화해 왔습니다. 이는 인력난과는 전혀 무관한 조치들이었지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식사를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월 51만원을 밥값이라며 임금에서 공제해 갔고, 올해 2월에는 모두에게 주는 성과급을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지난 해에만 2조를 넘게 벌어들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5월 이주노동자들의 남은 계약기간 동안의 임금조차도 삭감하는 근로계약서를 강요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본급을 204만원에서 무려 180만원으로 삭감하겠다고 했다가 노동자들이 반발하자 조금 올려 187만원으로 조정해 계약서를 쓰자고 한 것입니다. 또 평가에 따라 기본급, 상여금을 차등 인상하고, 성과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해 절반 가까운 노동자들의 임금을 제자리에 묶어 둘 수 있도록 하고 성과평가를 이유로 계약을 종료할 수도 있는 경쟁임금체계를 도입하려 했습니다.
회사의 이러한 처우에 이주노동자들이 대항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계약도 안 하고, 다른 곳에 취업하기 위해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D-10 비자도 내주지 않겠다며 협박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재계약시 노동조건 삭감에 저항하기 어려운 것은 삭감된 조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해고되기 십상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이주노동자들은 그저 해고되는 것이 아니라 체류자격을 잃을 위험에 처해지기에 회사의 이런 부당한 처우에도 맞서기가 정말 힘듭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어쩔수 없이 서명하고 있지만 아직 맞서서 싸우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6월 13일 결의대회를 가졌고, 17일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에서 또 진행했습니다. 6월 26일 투쟁 문화제가 예정되어 있고, 7월 초에는 전국 이주노동자들의 공동행동으로 울산 현대중공업을 규탄하는 투쟁이 전개될 예정입니다. 많은 응원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하루빨리 현대중공업이 부당한 처우를 중단하도록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또 6월 23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사실 이 같은 사태의 배경에는 손쉽게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노동조건의 기준도 낮춰주고, 기업의 편의만 봐주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있습니다. 정부의 이주노동자의 인권대책이 제대로 실현되어야 할 곳은 바로 이곳에서부터임을 정부가 분명히 인지하고 사태 해결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관련 기사>
· 지난해만 2조 넘게 번 현대重, '204만 원' 이주노동자 기본급 삭감 시도 (2026-06-15 프레시안)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6061411464716377
· 이주노동자에게만 받던 식비, 없애랬더니 이번엔 기본급 삭감 (2026-06-18 부산일보)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6061818094198749
○ 작은사업장 노동자 여건 고려하지 않은 4.5일제 정책

경기도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임금 삭감 없는 선택형 근로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도입했습니다. 경기도의 근로시간 단축 시범사업은 임금 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사업장에 노동자 1인 당 월 최대 27만원, 기업당 2천만원 한도에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25년 83억 7천3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집행된 금액은 71.7%에 머물렀고, 게다가 고정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비용들을 제외하고 실제 사업 집행에 해당되는 예산금액을 기준으로는 61.1% 집행에 그쳤다고 합니다.
경기도는 이처럼 예산이 남은 이유에 대해 참여 인원이 부족해서라고 밝혔는데요, 실제 사업 참여 기업 수는 107곳, 참여 인원은 2천616명이었습니다. 이는 기업 수로는 50곳이라는 목표치를 웃돌았지만, 참여 인원 목표치인 4천 명에는 크게 못 미치는 규모입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5인 이상 3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이 주로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사업예산을 15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지원 기업 수도 168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냈습니다. 지난 해에는 기업당 평균 참여 인원이 24명이었는데 이를 평균 50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경기도의 사업 방향은 좀 이상합니다. 기업당 평균 참여 인원 수가 낮은 것은 도의 평가처럼 작은 규모 사업장들이 참여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를 기준 삼는 것이 아니라 참여 기업 수를 대폭 늘려 작은 사업장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 기업당 참여 인원 수를 늘리겠다는 것은 규모가 큰 사업장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인데, 정부이 정책은 더 열악한 사업장에 맞춰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특히 반월시화공단처럼 제조업 산업단지에는 소규모 사업장들이 매우 많아 정부의 정책이 이들의 노동조건을 뒷받침하는데 더 많이 집중되어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경기도 노동국 결산 심사에서도 영세 사업장 현실을 외면한 채 추진되는 주 4.5일제 정책이 노동조건 격차를 키운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고 합니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이용호 부위원장은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현실적으로 주 4.5일제 도입이 어려운데 서류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만 두는 것으로는 소용없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주 4.일제와 같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챙기지 못하는 소외된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챙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노동시간을 더 줄이고, 여가를 늘리고, 그럼에도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바라는 일입니다. 하지만 작은 사업장은 기업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그와 같은 정책이 대부분 패싱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지금의 정부 노동시간 정책이나 경기도의 정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에 대한 기준조차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말하기는 현실적으로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온전히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월담노조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공단의 작은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실태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해 노동시간과 관련한 정책을 마련해 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단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건강한 노동시간과 휴게의 권리가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그를 위한 정부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관련 기사>
· 경기도 ‘주 4.5일제’ 정착 갈 길 멀었다… 지난해 집행률 70% (2026-06-18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617580471
· 이용호 도의원, “근로시간 단축제도,5인 미만 사업장엔 ‘그림의 떡’” (2026-06-16 일간경기) https://www.1g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3741
○ 아리셀 참사 2주기

6월 24일은 아리셀 참사 2주기입니다. 2주기를 앞두고 추모와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6월 17일에는 아리셀 산재가족협의회와 대책위원회가 함께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 박중언 아리셀 본부장에 대한 엄중한 판결을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리셀 관련 판결은 1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는 각 징역 4년과 7년으로 대폭 감형되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이 감형의 이유로 유족 및 부상자들이 회사와 합의한 점을 들었는데요, 이같은 판단에 대해 시민사회는 유족들에 대한 법원의 2차 가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대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그 사이 가해자인 박대표와 박본부장 측은 대법원에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위헌법률제청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위헌법률제청은 재판 중인 법원이 해당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의심될 때 헌법재판소에 그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입니다. 만약 대법원이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재판은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까지 유해도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유족들이 현장에 유해가 남겨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는데, 이제야 겨우 그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비상식적인 판결과 가해자들이 반성 없는 모습, 정부의 무관심한 대처 속에 유족들의 고통은 상상을 넘어섭니다.
6월 22일에는 참사 현장에 추모표지석을 세웠고, 참사 2주기인 6월 24일 11시에는 참사 현장에서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월담도 희생되신 분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부르며 안전하고 참사 없는 세상을 위한 약속을 함께하고 왔습니다.
<관련 기사>
· ‘아리셀 참사’ 2심 11년 감형에 유족들 ”대법, 엄중 처벌로 책임 물어야” (2026-06-17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639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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