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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담활동/연대사업

작은 사업장 배제한 휴게시설 설치 시행령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에 함께했습니다

오는 8월 시행될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법안이 20인 미만 작은 사업장을 배제하는 등 모든 노동자의 평등한 휴식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어 노동조합과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5월 12일, 정부 시행령의 문제점을 짚고 현장의 실태를 증언하는 민주노총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모든 노동자들이 제대로 쉴 수 있는 시행령 제정"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과 시행령 입법예고 의견서 집단제출 등 공동행동 계획도 발표되었습니다. 최소한의 인권이자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박탈한 정부 시행령을 규탄의 목소리를 모으는 공동행동에 월담노조도 적극적으로 함께할 계획입니다. 
아래에 기자회견문과 월담노조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기자회견문

모든 노동자에게 평등한 휴식권 보장하라.

규모 차별 폐지, 1인당 면적 기준제시, 노사합의 휴게실 설치

모든 노동자들이 제대로 쉴 수 있는 휴게시설 시행령을 제정하라

 

2021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이 올해 818일부터 시행된다. 이제 잠시라도 허리 펴고 쉴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으나 425일 발표된 노동부의 입법예고 시행령은 그 기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법 취지를 무력화하는 시행령이 입법 예고되었고, 이 시행령이 기준이 된다면 현장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비정규 하청노동자, 작은 사업장 노동자 등 많은 노동자들은 일터에 휴게시설 없이 창고나 계단 밑 화장실 한쪽에서 쉴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세계 최장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으로 매년 520여 명의 과로사가 발생하고, 수만 명의 노동자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 사회이다. 제대로 쉴 수 있는 휴식권은 당장 해결해야 하는 기본 인권에 대한 문제이다.

모든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해야 할 정부는 다양한 사업장의 조건과 환경에서 휴게실을 설치할 수 있는 기준을 고민하지 않고, 오히려 사업장 규모로 차별을 두었다. 최소한의 인권 보장을 위해 노동자와 제 시민단체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사업장 규모에 따른 적용제외와 적용유예를 철폐하라! 사업장별 차등적용을 하여 상시근로자 20인 이상, 20억 이상 건설공사만 적용하고 하고 있다. 이는 전체 사업장의 5.9%일 뿐이다. 그것도 50인 미만, 50억 미만 공사는 1년을 적용 유예하고 있어, 정부의 시행령 예고 안 대로하면 20228월이 되어도 전체 사업장의 1.8%만 적용되는 있으나 마나 한 법이 될 것이다.

둘째, 1인당 단위면적 기준을 규정하라! 휴게시설의 가장 큰 문제는 좁다는 것이다. 이대로 시행된다면 20인 이상 사업장에 6의 휴게실 1개만 설치하면 끝이다. 서너 명이 다리 펴고 앉으면 꽉 차는 좁은 면적으로 휴식권은 보장될 수 없다.

셋째, 휴게시설의 세부기준을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시행하도록 규정하라! 남녀구분, 면적, 설치 거리, 쉴 수 있는 환경 등 세부 기준은 노사가 자율로 정하라고 한다. 노동부가 발표한 30인 미만의 노동조합 조직률을 0.2%이고, 30~99명 사업장의 조직률은 2.9%이다. 작은사업장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힘든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정부는 노사 자율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공단사업장을 비롯한 이동노동자, 방문노동자들을 위한 공용휴게실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사업장의 협소함, 사용주의 영세함 등 여러 사정으로 휴게시설 설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공용휴게실을 설치하여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정책과 지원방안을 제도화하고, 해당 지역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근거 없이 차별을 확산하는 사업장 규모 차등을 철폐하고 작은사업장 노동자에게 노동의 권리를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일터에 휴게실 설치의무 부여하고, 제대로 쉴 수 있는 1인당 면적 기준을 제시하고,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의견을 반영한 제대로 된 시행령 제정으로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에 함께해온 전국의 시민사회 인권단체와 민주노총은 차별 없이 평등하게 쉴 권리가 누릴 수 있도록 모든 노동자 권리보장에 온 힘을 다해 나갈 것이다.

- 사업장 규모에 따른 적용제외, 적용 유예 철폐하라!!

- 전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라!!

- 휴게시설 1인당 단위면적 기준 규정하여 쉴 권리 보장하라!!

- 노사합의 법제화로 제대로 된 휴게시설 설치 보장하라!!

- 모든 노동자의 쉴 권리 평등하게 보장하라!!

- 정부는 근거 없는 차등적용, 불공정 비상식적인 휴게시설 시행령 철회하라!!

 

2022512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건강한노동세상,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권리찾기유니온, 김용균재단, 노동건강연대,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녹색당,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_월담, 생명안전시민넷,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일과건강, 장애여성공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중행동(()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노동전선, 녹색당,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보건의료단체연합,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련,전철연), 사월혁명회, 사회진보연대, 알바노조, 예수살기,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전노련,빈철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두환심판국민행동,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주권자전국회의, 진보당, 진보대학생넷, 촛불문화연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경기민중행동, 대전민중의힘, 광주진보연대, 전남진보연대, 부산민중행동, 경남진보연합, 제주민중연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참여연대, 청년유니온, 청년학생노동운동네트워크,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출처: 노동과세계]

 

현장 발언

 

반갑습니다. 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 월담노조 사무국장 임용현입니다.
반월시화공단에 입주한 기업의 80% 이상이 50인 미만의 작은 사업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80%의 사업장 가운데서도 절반가량은 20인 미만 작은 사업장입니다. 
아시다시피 정부의 시행령안은 20인 미만 사업장을 휴게시설 의무설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또한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해당 내용의 적용을 1년 유예한다는 계획입니다. 
결국 반월시화공단에서 일하는 80%의 노동자들, 다시 말해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은 정부 정책을 통한 제대로 쉴 권리의 보장이 유예되거나 배제된다는 걸 뜻합니다. 

월담노조는 작은 사업장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에게 쉴 권리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올 초부터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휴게시간과 휴게공간, 그리고 ‘아프면 쉴 권리’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확인한 공단 노동자들의 현실은 매우 열악했습니다. 특히 공간의 측면에서 노동자들이 적정한 쉼을 보장받는지 물었을 때, 전체 응답자의 1/3가량이 휴게실조차 기본적으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월담노조는 올해 들어서도 ‘쉴 권리’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는데요. 이때 만난 공단 노동자들은 마땅히 쉴 공간이 없어 공단 주변을 배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월시화공단에는 공단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컨테이너 건물로 된 공동식당이 구석구석에 있습니다. 실제로 공동식당을 점심시간에 이용하는 노동자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자투리 시간에 쉬는 모습을 저희도 많이 보았는데요. 대다수 노동자들은 공단 담벼락에 즐비하게 늘어선 주차 차량 틈새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쉬더라고요. 캠페인 도중 만났던 공단 노동자들에게 직접 여쭤보면 작업장에서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쉬는 것을 일단 선호하지 않습니다. 가급적 내가 일하는 작업장 가까이에서 쉴 수 있길 바라지만, 사업장 안에 쉴 공간이 없으니 결국 ‘작업 대기’와 다를 바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작업장 부근에서 그냥 주저앉아 쉬거나 기껏해야 깔개를 깔고 누워 선잠을 청하는 게 전부인 실정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안은 한마디로 보편적 권리로서의 휴게권에 차등을 두어 차별을 합리화하는 정책입니다. 게다가 20인 이상 사업장에서 휴게시설 설치 비율이 90%를 넘는다고 정부 스스로도 이번 시행령안 발표를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결국 제대로 된 휴게시설이 없는 작은 사업장에 정부 정책을 통한 강제가 절실함을 역설하고 있지만, 정부가 사실상 작은 사업장에 대한 차별이 정당하다는 신호를 기업에 준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이렇게 작은 사업장 노동자의 쉴 권리를 배제하는 정부 정책은 당장 폐기되어야 합니다. 월담노조도 모든 노동자의 쉴 권리를 위해 여기 계신 동지들과 함께 목소리 내고 행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