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단선전전을 진행한 시화공단(시흥스마트허브) 소규모사업체 밀집지역엔 문을 닫은 공동식당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보통 블록마다 한두 곳 있는 공동식당에 손님들의 왕래가 뜸하다는 건 근래 들어 현격히 저하된 산업단지 공장가동률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공단 곳곳에는 ‘매매’, ‘임대’라고 써 붙인 현수막들로 온통 뒤덮여 있었고, 폐업한 공장들도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정부는 제조업 중심의 노후국가산단을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재편하겠다는 청사진을 일찌감치 제시했지만, 여기서 수십 년을 땀 흘려 일해 온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이 말은 ‘경쟁력이 무너진 제조업에 미래는 없다’는 경고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은 텅 빈 공장, 문 닫은 식당과 매점을 지나치며 공허함보다는 불안함을 더욱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선전전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폐업한 공동식당이 많다 보니, 점심식사를 하려 공장 문을 나선 노동자들도 바삐 걸음을 재촉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자기 일터에서 10분여 걸어야만 가까스로 식당이나 마트에 다다를 수 있는 노동자들이 꽤 많아 보였습니다. 작업 현장에서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화장실뿐이라면, 그 노동자는 작업대 옆에 매여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내가 일하는 현장 근거리에 식당이 없다는 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듯, 휴게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번지르르하게 휴게실을 마련했더라도, 노동자가 이용하기 편하고 가까운 곳에 없다면 그곳은 무용지물이 될 뿐입니다. 월담노조가 공단 구석구석에 공동휴게실을 설치하자는 캠페인을 하는 이유도 실은 그 때문이고요.
쉴 권리는 모든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입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공동휴게실, 꼭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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