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탄핵 정국에서 맞는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인류의 보편적 기본권이 보장되는 세상을 외치자!
지금 우리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 날들이었다. 군대가 동원되고 계엄령이라는 역사 속에나 존재할 법한 단어들이 나타났다. 일상은 파괴되고, 국회로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가는 시각. 11월말 폭설로 인해 무너진 비닐하우스가 숙소인 이주노동자들은 사고의 위험과 추위를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다. 2020년 12월20일 영하 20도의 날씨에 비닐하우스에서 얼어 죽은 이주여성노동자의 죽음은 그렇게 또 외면당하고 있었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라는 외침은 한국정부 특히 고용노동부가 씹어 먹었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이주노동자들의 거주 실태와 현황을 지자체가 고용노동부에 요구해도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는다. 정보가 없는 지자체는 실태파악 조차 어렵다고 하소연 하고, 이주노동자들은 지금 당장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친구 집, 이주지원단체 쉼터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은 지금 우리가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가?를 똑같이 되묻지 않을 수 없다.
12월18일은 세계이주노동자, 이주민의 날이다. 1990년 12월18일 제45회 유엔 총회에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이 채택되면서 유래되었다. 한국은 이 협약에 여전히 비준하지 않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 지역 이동을 금지시키며 자본의 요구와 이익에 충실하도록 인력공급에만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지난 35년간 지속되어온 한국정부의 이주노동자 고용제도는 끊임없이 강제노동, 인신매매, 노예제도라는 국제적 질타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윤석열 정권의 이주노동자, 이주민에 대한 노동의 폄하, 차별과 배제의 정책은 업종과 규모를 확대하며 인권과 노동권은 철저히 무시된 채 전개되어 왔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도, 미등록 이주아동에서 청년노동자로 한국에서의 정주할 기회를 얻고자 했던 故강태완님의 산재사망도 모두 한국정부의 잘못된 제도와 정책이 근본 원인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고, 노동자를 노동자로 대우하지 않고 있다. 가족의 구성도, 함께 살기도 거부당하고 있다. 이 사회를 함께 지탱하고 구성하며 살아가는 민중임에도 때로는 유령으로 취급되고, 때로는 기계처럼 노예처럼 취급되다, 저출생과 고령화에 끊임없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부품처럼 취급되는 이주노동자의 삶은 절망적이다.
잘못된 정부정책과 제도를 탄핵정국에서 함께 바꿔 내야한다. 시대를 역행하며 45년 전 역사 속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세력들은 반드시 처벌하고 이주노동자, 이주민이 배제되지 않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향해 투쟁하자. 역사의 퇴행이 아닌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에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경과 국적이 기준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인류의 보편적 기본권이 기준이 되는 세상을 함께 외치자!
2024년 12월 18일 경기이주평등연대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노동당경기도당/다산인권센터/민주노총경기도본부/민주노총수원용인화성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월담’/수원이주민센터/오산이주노동자센터/ 이주노동법률지원센터소금꽃나무/지구인의정류장/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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